투고하면서 받은 가장 어려운 질문은?

몇 권 파실 수 있나요?

by 나단 Nathan 조형권

요새 조금씩 투고를 시작했습니다. 보통 투고를 하면, 루비콘의 강을 건너서 긍정적인 답이 건너오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수많은 투고 모험담(?)을 들어보면, 투고한 백여 개가 넘는 출판사 중에서, 잘해야 10%, 아니면 5% 정도 긍정적인 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아예 거의 0% 인 경우도 많죠.


아무래도 코로나19로 출판사 상황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물론 그중에서도 유명인이나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작가님들의 책 판매는 사회적 상황과 무관하게 잘 되고 있습니다.


마치 맛집에 대한 수요는 경기와 상관없이 꾸준한 것처럼(약간의 영향은 받겠지만) 말입니다.




출간 계획서, 투고 원고(전체)를 여러 번 점검하고, 가능한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해 봅니다.


출판사에서 일반적으로 궁금한 것은, 1) 책을 쓴 계기 2) 차별화 포인트 3) 타깃 독자 4) 마케팅 방법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이메일에 담아야 하고, 출판사의 투고 사이트가 있다면 역시 꼭 넣어야 하는 내용입니다.


1)은 평소 생각을 쓰면 되는데, 2)는 많이 고민을 해야 합니다. 실제로 나와 비슷한 주제의 책을 읽어보거나 검색해서, 차이점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거기에 대한 명확한 답을 써야겠지요.


차별화가 있는지에 대해서, 제가 늘 생각하는 질문입니다.


왜 이 책을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가서 사야 할까요?
- 모 출판사 대표님


이때 살짝 주저하게 된다면, 그것이 답입니다.


작가 자신이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가서, 자신의 책을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과연 어떤 독자가 그런 수고로움을 감당할까요?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생각해볼 만한 질문입니다. 나의 책은 작가만의 것이 아니라, 출판사 사장, 편집자, 직원들도 영욕을 함께하는 매개체이니까요.



3)의 타깃 독자는 범위를 너무 넓히지 않고, 내 책을 읽을만한 사람, 딱 한 명 생각하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고,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30대 여성이라는 막연한 타깃이 아니라, 운동을 원하면서, 마음공부도 하고 싶어 하는 30대 여성과 같이 말입니다.


그런데, 작가가 생각한 타깃 독자와 실제 독자가 다른 경우도 많기 때문에 꼭 맞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어쨌든 머릿속에 상상한 독자, 내 앞에 앉아있는 독자가 타깃 독자입니다. 좀 더 쉽게 하려면 이 책을 필요로 하는 가족이나 친지, 친구, 지인 한 명을 상상하면 됩니다.




4) 마케팅 방법도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출판사가 앞장서서 마케팅을 했지만 이제는 저자도 나서야 합니다.


책을 내는 것은 곧 새로운 제품을 내는 것인데, 그 제품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은 작가이니까요. 이 제품이 무엇이 좋은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작가겠죠.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메시지'를 많은 분들께 전파하고, 책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이른바 작가도 '영업'을 해야 하는 것이죠.


이것을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책을 나의 소중한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더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드니까요.


따라서 평소 SNS나 블로그, 유튜브 등을 통해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책을 낸 후에도 꾸준히 전달하는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만약 내가 '부동산 재테크'에 대한 책을 썼다면, 각 종 채널을 통해서도 이를 알리는 것입니다. 어떤 작가님은 거의 3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만의 뚜렷한 '메시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단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요. 중언부언하면, 독자들은 메시지를 기억하지 못하고, 공감하기 힘들겠죠.




이렇게 1)부터 4)까지 철저하게 준비했는데요. 모 출판사의 투고 사이트에서 가장 힘든 질문을 받았습니다.


책의 가격과 판매 부수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근거는 무엇인지요?


책은 그냥 시장 가격에 따라서 형성된다고 생각했고, 판매 부수는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질문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독자한테 내 책을 살 것인지 물어볼 수도 없고, 그동안 내 책들의 판매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도 없고요. (물론 빅데이터 수준으로 많이 팔린 것도 아니지만요.)


결국 저의 SNS 구독자 수 * 10%에, 향후 잠재 고객을 대략 예상해서 저의 '감'을 올렸습니다.


3년 전에 처음 책을 낼 때는 10만 부 정도는 타게팅해야죠, 라는 철없는 소리를 했지만요. 이제는 꽤 현실적인 목표 + 희망사항을 더 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현재 또는 예비 작가님들도 자신의 책의 가치(판매 가격)와 판매 부수에 대한 근거를 한 번 정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투고를 하면서 딱 두 가지만 생각했습니다. 판매 부수는 신도 알 수 없는 것이니까요.


첫째, 독자에게 좋은 '가치'를 줘야 한다. 둘째, 나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책을 내야 한다.


사실 첫째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독자가 저의 책을 읽고, 생각과 행동에 변화가 생긴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이 없겠죠. 둘째는 예전에 없던 생각이지만, 두 권의 개인저서를 내고 나니, 적어도 전에 낸 책보다는 좀 더 수준이 있는 책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별로 없다는 속설이 늘 부담감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단행본은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그래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앞으로 투고의 장점에 대해서 더 말씀드리겠지만, 투고를 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의 원고를 냉정하게 돌아보게 된다는 점입니다. 내가 보던 나의 글과 제삼자가 보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나는 이 원고는 최고야,라고 생각해도 상대방은 '평범하다'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자존감을 잃지 않고, 꿋꿋이 글을 쓰는 것이 작가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나의 메시지와 내가 줄 수 있는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시죠.


감사합니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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