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 타깃 독자, 마케팅
투고를 할 때, 원고를 100% 완성해서 보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목차와 대략적인 초고를 보내면 됩니다. 초고의 완성도는 60~70%만 되더라도 콘텐츠가 좋다면 출판사에서 관심을 보일 수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작가에게 주제를 주고 책을 써달라고 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보통 작가의 전문분야에 대해서 출판사가 관심을 보여서 책 출간을 진행합니다. 제 주변에도 이렇게 출판사에서 의뢰를 받고 글을 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작가가 출판사의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이럴 때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출간 기획서입니다. 출간 기획서에는 책의 가제, 부제, 작가 및 원고에 대한 간략한 소개, 콘셉트, 차별화 포인트, 타깃 독자, 마케팅 방안이 꼭 들어가야 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1) 책의 콘셉트 및 차별화 포인트 2) 타깃 독자 3) 마케팅 방안입니다.
먼저 책의 콘셉트 및 차별화 포인트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콘센트는 나만의 주제를 말합니다. 업무 및 재테크 노하우가 될 수 있고, 좋은 관계 형성, 마음 힐링 등 다양합니다. 중요한 것은 콘셉트가 명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책에 여러 가지 콘셉트가 있다면, 독자에게 어필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선 출판사에서도 거절당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다이어트에 대한 책을 쓰는데, 추가로 마음공부라는 콘셉트를 넣었습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다이어트도 하고, 마음도 공부하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독자는 작가의 메시지가 헷갈릴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면 다이어트, 마음공부면 마음공부에 중점을 두고 글을 써야 좀 더 강한 메시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좋은 책은 제목에서 메시지가 뚜렷합니다.《슬로씽킹》,《관계의 내공》, 《1page 혁명》,《IT 사용설명서》,《7일 완성 재무제표 읽기》등. 제목만 읽어봐도 어떤 콘셉트인지 감이 잡힙니다.
콘셉트에 이어서 차별화 포인트도 중요합니다. 만약 해외여행이나 거주에 대한 나의 경험을 콘셉트로 잡았다고 합시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일본 등에 대한 생활이나 여행 노하우를 담은 책은 많이 출간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널리 알려진 장소라도 차별화 포인트를 잡는 것입니다. 특정 지역에 집중하거나, 영화나 음악과 같이 연관을 짓거나, 자동차나 자전거 여행과 같이 차별화를 하는 것입니다.
《음악을 틀면, 이곳은》이라는 책은 도쿄의 공간과 음악을 같이 연결해서 좋은 곳과 음악을 추천하는 책입니다. 만약 도쿄에 가서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공원이나 맛집, 카페 등을 가고 싶다면 이 책이 제격입니다.
다음은 타깃 독자입니다. 타깃 독자는 콘셉트만큼 중요합니다. 예전에 편집자분과 통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책의 타깃 독자는 어떻게 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일단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습니다.
“네, 1차는 직장 생활에서 관계를 고민하는 직장인, 그리고 보다 보람된 인생을 살고 싶은 전업주부나 학생분들이 2차 타깃입니다”
아무래도 작가는 책의 판매 부수를 늘리고 싶어서 타깃 독자를 확장하고 싶은 유혹이 있습니다. 이때 편집자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작가님의 연령대가 바로 타깃 독자입니다.”
물론 저보다 젊거나 더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제 책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같은 세대가 느낌이나 공감이 더 클 것이라는 말입니다.
사실 브런치에서 ‘브런치북’을 발간하면, 독자층에 대한 분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저는 40~50대 여성분들이 주로 제 글을 많이 읽고 공감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점을 말씀드리니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브런치는 여성분들이 많이 이용해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작가가 생각하는 타깃 독자와 출판사에서 보는 독자는 다를 수 있습니다. 결국 편집자가 책을 완성하고, 보는 시야가 넓기 때문에 타깃독자에 대한 관점이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물론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마케팅 방안입니다. 보통 출판사에서 탈고(脫稿)를 마치기 2~3주 전부터는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저자가 출판사에서 마케팅을 전적으로 맡기면 안 됩니다. 오히려 저자가 출판사보다 한발 앞서서 마케팅을 해야 합니다.
출간 기획서에는 이러한 작가의 ‘마케팅 전략’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학연, 지연, 회사 등 모든 관계를 최대한 부풀려서 쓸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SNS, 블로그 등의 팔로워 수가 출판사에는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요새는 ‘온라인 마케팅’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이미 SNS나 블로그, 브런치 등에 팔로워 수를 확보한 저자는 조금 더 수월하게 마케팅을 할 수 있습니다. 책이 출간되기 전에 ‘책 미리 보기’ 등을 연재해서 독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마케팅 준비가 전혀 안 되어있다면 문제입니다. 책이 출간된 후 가족, 친지, 동료 등 사돈에 팔촌까지 다 동원되어도 몇 백 부 남짓 파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첫 책을 내거나 그 분야에 이름을 알린 전문가가 아니라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해야 합니다. 나의 초고 단계에서부터 SNS나 블로그, 카페, 브런치 등에 노출하면서 ‘공감’을 조금씩 얻는 것입니다. 그렇게 워밍업 단계를 거친 후, 책을 낸다면 훨씬 더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SNS의 노출도를 올리기 위해서 전문 마케팅 업체를 고려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때는 주변에서 추천을 받거나 어느 정도 신뢰도가 있다고 알려진 업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비용 대비 효과 낮음), 보다 신중하게 고려할 방법입니다.
저는 시험 삼아서 인스타그램의 비즈니스 계정에 올린 글을 노출시켜봤습니다. 5,000원이면 하루, 10,000원이면 이틀이고, 비용을 늘릴수록 노출도는 더 늘어납니다. 물론 이러한 노출이 책의 매출과 연결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적어도 몇 백 명에게 노출되었다는 결과가 보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몫을 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와 같이 출간 기획서에는 콘셉트, 타깃 독자, 마케팅 방안이 잘 담겨 있어야 합니다. 결코 가볍게 볼 것이 아닙니다. 또한 출간 기획서는 초고를 쓰기 시작할 때, 미리 써보면 도움이 됩니다. 나의 책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원고를 쓰면서, 출간 기획서는 계속 업데이트가 될 것입니다.
나중에 투고를 하기 바로 전에 출간 기획서를 쓰려면 다소 막막한 기분이 들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미리, 어서 출간 기획서를 쓰시길 바랍니다.
* 출간기획서 포맷은 하기 참조하십시오. 절대적인 기준은 없기 때문에, 수정해서 쓰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