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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전략 노하우 1

나와 맞는 출판사 찾기

by 나단 Nathan 조형권
“특별히 없습니다.”


라고 일단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있습니다.


사실 출판사의 편집자 분들은 수많은 투고 메일을 받는데, 그중에서 출판사에서 기획하고 있는 ‘콘텐츠’ 또는 확실히 눈에 띄는 ‘콘텐츠’가 아닌 이상, 아무리 그럴싸하게 포장해도 어필하기 힘듭니다.

저자의 ‘영향력’도 고려합니다. 실제로 저자의 SNS에 들어가서 팔로워 수나 지지도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는 출판사의 콘텐츠 방향과 맞을 때 벌어지는 일입니다.


출판사에서 ‘기획’하고 있는 콘텐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출판사의 색깔과 철학에 맞는 원고, 둘째, 그해 Hot한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 셋째, 새롭게 나타날 트렌드가 그것입니다.


출처: Unsplash



먼저 출판사의 색깔과 철학, 즉 세계관에 대한 것입니다. 출판사마다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릅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출판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비전과 미션, 경영이념 등을 확인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서해문집이라는 출판사의 소개입니다.


(서해문집 홈페이지: http://booksea.freewebclub.com/about/story.html)


“독자를 위한 길이라면 두려울망정 가고자 다짐합니다. 과거로부터 이어온 인류 문명을, 미래 독자들을 위해 창조적으로 꾸미고 만들어 혁신적인 책을 전하고자 노력합니다.”


‘문명의 보존과 미래’를 위한 것이 이 출판사의 비전이고 미션입니다. 확실히 인문학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서해문집 출판사 외에도 제가 홈페이지를 보면서 감탄한 출판사가 몇 군데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별도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비전과 미션은 ‘등대’와 같습니다. 밝은 날에는 잘 안 보이지만, 어두운 밤에는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안 그러면 배가 좌초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출판사도 어떤 콘텐츠를 계속 발굴하고, 제공할지 고민이 될 때, 이러한 지향점을 생각하면 의외로 답이 빨리 나옵니다.


다수의 밀리언셀러를 기획하고 편집한 우에키 노부타카 선마크 출판의 대표는《밀리언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경영이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그라운드 코어 콘셉트’라고 했고, 바로 ‘손안에, 한 권의 에너지'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한 권의 책이 독자의 손에 살아있는 에너지가 되는 것이 경영이념이었습니다. 이러한 경영이념은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무려 1년 반 만에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출판사의 비전과 미션, 경영이념 등을 확인해보고, 나와 맞는 느낌이 들면 문을 두드리면 됩니다. 물론 이러한 목표가 없는(적어도 대외적으로는) 출판사가 많습니다. 그때는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들을 살펴보면 됩니다. 교보문고 홈페이지의 검색창에 출판사 이름을 치고 검색 버튼을 누르면,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의 카테고리가 나옵니다. 그것만 봐도 출판사의 색깔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만약 검색해서 안 나오면 출판사가 출간한 책을 검색한 후에, 출판사 이름을 클릭하면 나옵니다.



출처: 교보문고 홈페이지


앞서 언급한 서해문집 출판사는 국내 도서로 818권을 출간했는데, 이 중에서 역사/문화가 214권, 인문이 126권, 정치/사회가 103권으로 다수를 차지합니다. 확실히 인문서를 지향하는 출판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나 에세이도 51권을 출간했기 때문에 내가 만약 에세이를 썼다면, 이 출판사에 투고를 하면 됩니다. 그래도 확실히 인문서에 강점을 보이기 때문에 이를 잘 감안하면 됩니다.

하지만 재테크나 경제/경영서를 썼다면, 이 출판사에 투고하면 안 됩니다.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하는 법을 여기에 보내면, 편집자는 제목만 읽고 바로 삭제합니다(약 0.5초 소요).




그렇다면 출판사에서 기획하는 트렌드는 어떤 것일까요? 먼저 당해 연도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분야에 주목을 합니다. 그것은 뉴스 기사,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관심 분야를 캐치합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한 콘텐츠를 찾습니다.

예를 들어서 2021년에 가장 핫한 키워드 중의 하나는 ‘엄마 또는 아이의 재테크 교육’입니다. 그러면서 유대인의 자녀 교육법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최근 이와 관련한 책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만큼 독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이런 콘텐츠를 기획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겠죠. 물론 그 안에서도 차별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문제는 향후 유행할 트렌드입니다. 이것은 출판사에서 제일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트렌드를 발굴해서 모험을 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과정을 위해서는 수많은 내부 회의와 고민을 통해서 찾습니다. 물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거의 트렌드를 보면서 찾아야 될 것입니다. 만약 나의 콘텐츠가 출판사에 영감을 줄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겁니다.




정리하면, 투고를 위한 전략은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우선 나와 맞는 출판사를 찾는 것입니다. 맞는다는 것은 나의 작품과 방향성이 어느 정도 맞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판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경영이념, 비전과 미션, 그리고 출간된 책들을 확인합니다. 홈페이지에 없다면 교보문고 홈페이지에서 검색을 해봅니다.


이것이 투고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여유를 갖고 찾아야 합니다. 원고를 다 쓴 후에 찾기보다는 집필하면서 틈틈이 정리해두고, 나와 색깔이 비슷하고, 좋아하는 책의 출판사도 연락처를 확보해 둡니다.


지양해야 할 것은 한 번에 많은 출판사에 보내는 ‘묻지마 투고’입니다. 당연히 성공할 확률은 더 떨어지겠죠. 물론 콘텐츠가 아주 좋고, 저자의 지명도가 높다면 모르겠지만요.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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