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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전략 노하우 2

투고의 단계, 출판사 선정

by 나단 Nathan 조형권

원고를 완성했다면 이제 투고를 할 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나의 책과 색깔이 비슷한 출판사를 평소에 잘 정리해 둡니다. 일단 분야별로는 소설, 시/에세이, 역사/문화, 정치/사회, 외국어, 건강, 자기 계발, 과학/기술, 경제/경영, 취미/실용/스포츠, 여행, 가정/육아, 컴퓨터/IT, 요리 등이 있을 것입니다.


출판사마다 특화된 분야가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확인해두면 투고를 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출판사 이름과 이메일 주소만으로는 깊은 속사정까지 알 수 없겠죠.


투고의 단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출판사 홈페이지, 출간 도서, 주요 분야 확인 및 이메일과 연락처 정리(보통 홈페이지에 게시) → 2. 투고할 출판사 고르기 (이왕이면 선호도를 1~5점 매겨서 높은 선호도 순으로 정렬) → 3. 출간 기획서 작성 → 4. 투고 이메일 작성 → 5. 투고 (첨부 파일 : 원고와 출간 기획서, 하루에 10개 ~ 20개 출판사 투고) → 6. 회신 확인 및 2차 투고 준비 (적어도 10차 투고 이상 각오할 필요 있음. 즉 100개 ~ 200개 정도 출판사 투고)


※ 주의할 점 : 주말이나 근무시간(아침 9시 ~ 오후 6시) 외에는 되도록 투고하지 말 것


만약 정말로 같이 일하고 싶은 출판사, 또는 좋아하는 출판사가 있지 않다면 일단 대형 출판사부터 투고를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대형 출판사는 책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분야를 따지지 않고, 좀 더 편하게 투고를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임프린트 출판사입니다. 임프린트 출판사는 대형 출판사에서 특정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 만든 브랜드 출판사입니다. 母회사를 두고 있지만, 독립적으로 편집장이 출간을 기획합니다. 물론 마케팅과 물류 등의 관리는 母회사가 하지만요.


예를 들어서 문학동네에는 글항아리, 달, 이봄, 휴먼큐브 등 다양한 임프린트 브랜드가 있습니다. 민음사에는 판미동, 비룡소, 민음인 등이 있습니다. 웅진씽크빅은 리더스북, 갤리온, 걷는나무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임프린트 출판사의 경우 별도로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母출판사에 분야를 선정해서 보내면 그쪽으로 원고가 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혹시 이메일 주소를 못 찾더라도 그런 이유가 있습니다.


kaitlyn-baker-vZJdYl5JVXY-unsplash.jpg 출처: Unsplash




보통 대형 출판사의 경우 원고 검토가 최소 3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일단 시간의 여유를 갖고 원고를 보냅니다. 물론 콘텐츠가 아주 좋다면 당일이나 다음날 바로 연락이 올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20년 국내 주요 출판사의 매출 순위는 민음사, 길벗, 북이십일, 김영사, 다산북스, 위즈덤하우스, 창비, 웅진, 시공사, 알에이치 코리아입니다.


대형 출판사에 책을 내면 일단 나중에 다음 책을 낼 때도 좋은 간판 역할을 합니다. 아무래도 큰 출판사에 냈다는 것은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니까요. 개인적으로 뿌듯한 기분도 들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주변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대형 출판사를 이야기해도 별 감응이 없습니다.


“나 이번에 xx 출판사와 계약했어!”
“어, 들어본 것 같기는 하다.”


물론 주변 작가 분들에게 이야기하면, 다들 놀라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mathilde-langevin-M1w3VBJmtPg-unsplash.jpg 출처: Unsplash




또한 대형 출판사 출간이 꼭 답은 아닙니다. 1인 출판사, 중소형 출판사에서 기획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능력 있는 편집자 분들이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경우가 많으니까요.


대형 출판사는 마케팅 측면에서 강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나의 책에 대한 반응이 초반 2 ~ 3주 내에 별로 좋지 않다면 다른 책에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1인 출판사나 중소형 출판사의 경우 대표님과 편집자 분들의 책에 대한 집중도가 더 높기 때문에 함께 ‘으샤 으샤’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출판사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출판사는 인세가 투명하지 않고, 홍보를 전혀 안 하거나, 책의 편집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책의 수준을 가늠해보는 것입니다.


또한 투고하기 전에 주변에 책을 낸 지인이 있다면 꼭 출판사의 평판을 확인해보면 좋습니다. 작가들 사이에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출판사가 몇 군데 있습니다. 그런 출판사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첫 책을 낼 때 좋은 대표님과 편집자님을 만나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두 번째 책을 낼 때는 제가 편집을 주관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독자에게 욕을 얻어먹은 적도 있고, 신선한 기획으로 칭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그다음 책을 기획하고, 투고를 할 때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투고에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올해 책이 안 나오더라도 내년에도 기회가 있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의 원고를 좀 더 들여다보고, 출간 기획서를 꼼꼼하게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판사도 신중하게 선정을 해야 하고요. 주변의 의견도 잘 참조하십시오.


성공적인 투고를 응원하겠습니다.


radu-florin-hKU5dmGfSKY-unsplash.jpg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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