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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과 실명 사이

나를 드러낸다는 것

by 나단 Nathan 조형권

글을 쓰고, 마침내 투고에 성공했습니다. 드디어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편집자 분과 원고를 수정하고, 교정교열도 모두 마쳤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출판사에서는 다음을 요구할 것입니다. 바로 필명, 프로필이 그것입니다. 먼저 필명부터 이야기해 보죠.


멋진 작가 이름, 즉 필명을 지어서 자신을 각인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되도록 본명을 쓰는 편이 낫습니다. 그것이 작가에 대한 신뢰도를 좀 더 높일 수 있으니까요.


예외는 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작가로 데뷔하는 경우, 그리고 자신을 알리고 싶지 않은 경우입니다. 요새는 전업 작가보다는 부업 작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또는 가정이나 취미 생활을 하면서 자신만이 경험하고 느낀 노하우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활동에 대해서 지지하는 회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아직은 후자의 경우가 더 많습니다. 회사에서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능력을 인정받는다고 하더라도 작가로서 책을 냈다는 것에 대해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99%의 사람이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1%의 사람은 이를 안 좋게 볼 수도 있습니다.


특히 회사 상사가 그렇게 본다면 문제가 되겠죠. 그래서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서 필명을 따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본명 대신에 ‘나단’이라는 필명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저를 아는 사람이라면 나단의 힌트를 보고,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실명보다는 조금 더 안전(?)하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필명을 썼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의 필명이 마음에 듭니다. 먼 훗날 전업 작가가 되더라도 여전히 필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래도 가끔씩 자신의 이름을 떳떳하게 알리고 책을 내는 작가 분들을 보면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적당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는 하지만 여전히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주변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우석(브라운스톤), 부동산 논객이면서 작가가 된 윤세경 씨는 이전 필명이 삼호어묵이었습니다. 삼호어묵은 우연히 밥을 하다가 보여서 쓴 닉네임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필명이 되었고, 그녀는 일약 스타가 되었습니다. 물론 인터넷상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유명세를 치렀지만 말입니다. 손힘찬 작가는 오가타 마리토라는 일본 이름이 있지만, 필명에서 강한 기운을 느끼게 하고 그 이름 덕분인지(물론 실력도 있지만)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되도록 실명을 쓰길 권합니다. 물론 더 좋은 필명이 있다면 필명을 쓰면 좋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실명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독자에게 좀 더 신뢰감을 줄 수 있고, 나 자신을 브랜드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기주 작가, 김난도 교수, 유시민 작가, 이미예 작가, 정유정 작가 등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이미 하나의 브랜드를 만든 경우입니다. 그만큼 독자들에게 ‘믿고 읽는’ 책의 작가가 되었습니다. 특히《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라는 데뷔작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이미예 씨는 이미 수많은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습니다. 그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본인이 1인 기업가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이름은 가장 중요하면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치 자신의 본명을 걸고 방송 프로그램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대표적으로 《오프라 윈프리 쇼》가 있었죠. 여전히 사람들은 그녀의 이름을 볼 때마다 강한 믿음을 보입니다. 그녀가 추천하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니까요.


그만큼 이름은 강력한 효과가 있습니다. 작가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을 내고 강연, SNS 활동 등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이름을 쓰고 싶은가요? 눈에 띄는 이름? 아니면 자신의 이름?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Source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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