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독서 시간은 줄어들고, 유튜브 시청 시간은 증가합니다. 차분하게 앉아서 책을 읽는 것보다 자극적인 5분, 10분의 영상은 우리의 시선을 빼앗습니다. 유튜브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우리를 즐겁게 하고, 마음껏 웃게 하고, 좋은 정보도 제공합니다. 하지만 상업적인 유튜브는 철저하게 시청자의 숫자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지속성보다는 순간적인 기쁨을 주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반면 책은 손가락 몇 번 움직여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책장을 잡고 한 페이지씩 넘기고, 줄도 치고, 메모도 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나의 마음에 오래 남기 때문에 지속적인 측면에서는 더 유리합니다. 물론 책을 읽고 기록을 하고, 복습을 한다면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책 쓰기 강의는 많습니다. 블로그, 카페, 요새는 인스타에도 책 쓰기 강의에 대한 광고가 넘칩니다. 독서 인구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작가의 수는 계속 증가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책을 쓴다는 것은 지극히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그동안의 천편일률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훨씬 주제가 다양하고, 독자들은 선택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요새 책의 디자인은 훨씬 더 좋고, 기발하고, 콘셉트도 신선하고, 개성도 뚜렷합니다.
“무조건 작가가 되고, 책을 낼 수 있습니다.”
책 쓰기 강의를 광고하는 내용 중에 이런 내용이 많습니다. 이 말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사실 어떻게 책을 쓸지 막막한 분들에게 책 쓰는 방법도 가르쳐주고, 더군다나 나의 이름을 걸고 책을 낼 수도 있으니까요. 상세한 커리큘럼과 이미 책을 출간한 작가들의 인증사진과 책을 보면서 더 신뢰하게 됩니다.
사실 투고를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절망과 좌절의 연속입니다. 몇 개월 동안 또는 몇 년 동안 쓴 원고를 보냈는데, 답이 없습니다. 그나마 받은 답장은 대부분 거절의 내용입니다. 자존감도 떨어지고, 과연 작가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회의가 듭니다. 그러다가 나의 글을 알아주는 출판사를 만나면 뛸 듯이 기쁩니다. 출판사가 원하는 대로 다해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계약 내용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세? 8%, 9% 상관없습니다. 책을 내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이런 상황을 알고 있다면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과 ‘책을 무조건 낼 수 있다’는 말은 정말로 큰 유혹입니다. 일단 출판이라는 보증 수표를 받은 것이니까요. 이때는 눈에 뭔가 콩깍지를 씌운 것처럼 아무리 거금을 들여도 돈이 아깝지 않습니다. 강의료로 수백 만 원을 지불하더라도 말입니다.
하지만 책은 누구나 낼 수 있습니다. 요새 자비 출판이라는 시스템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수백 만 원을 들이면, 그럴싸하게 책을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초보 작가가 자비 출판으로 성공하기는 힘듭니다.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겠죠.
또한 제가 전에 말씀 드셨다시피 ‘첫 책’은 중요합니다.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책을 투고할 때 편집자의 참고 가이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스트, 스테디셀러를 떠나서 일단 책의 완성도가 좋아야 합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결국 본인의 선택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전에도 언급을 했지만 저도 책 쓰기 카페를 통해서 ‘속성’으로 책 쓰는 법을 배웠고,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책을 쓰고 6개월 만에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책 쓰기 카페를 기반으로 책 쓰는 연습을 계속하면서, 두 번째 책도 내고, 세 번째, 네 번째 책도 출간할 예정입니다.
카페를 통해서 알게 된 작가님들과도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서로 도움을 주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책 쓰기 기술만 배우건 아니죠. 무엇보다 책을 꾸준히 쓸 수 있는 습관을 들일 수 있었습니다. 카페는 저에게 일종의 ‘테스트 베드’인 셈입니다. 블로그와 브런치도 마찬가지지만요.
다만, 조금 더 신중했으면 합니다. 사실 무조건 책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옵션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책 쓰기 카페나 강사와 연계되어 있는 출판사를 통해서 책을 낼 수 있습니다. 인세를 받을 수도 있지만 자비, 반자비(책 일부를 구매하는 조건)등의 출판 조건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투고를 통해서 책을 낼 수도 있습니다. 책 쓰기 카페에서 투고에 대한 노하우(이메일 내용, 출판사 리스트)도 전수해주기 때문입니다(물론 유료).
‘기획 출판’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는 책 쓰기 카페에서 책을 쓰는 것을 도와주고, 출간까지 이르게 하는 것입니다. 좀 더 많은 비용이 듭니다. 책 컨설팅뿐만 아니라, 출판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수천 만 원이 들 각오를 해야 합니다. 대신 혼자서 자비출판을 하는 것보다 책의 완성도는 더 높아집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돈을 들이느냐 마느냐의 선택의 문제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돈을 들여서 빨리 책 쓰는 법을 배우고, 출간을 하거나 아니면 혼자서 공부를 해서 투고를 하고, 책을 내는 것입니다.
물론 후자의 방법이 훨씬 더 시간이 많이 들고,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평소 글쓰기 플랫폼(브런치나 블로그 등) 등을 통해서 연습을 하신 분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 주소나 연락처, 투고 메일 쓰는 법도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 나옵니다.
하지만 정말 혼자서 힘들겠다고 생각하시면, 좀 더 저렴한 강의도 많습니다. 5만 원, 10만 원 정도의 수강료로 들을 수 있는 강의도 많이 있습니다. 문화센터나 인터넷 강의도 많습니다.
그래도 책을 못 낼 것 같다면, 마지막 최후의 보루가 있습니다. 바로 1인 출판입니다. 사업자 등록을 내고, 1인 출판업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내 책을 내 손으로 만들어서 냅니다. 물론 몇 배, 수십 배는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콘텐츠가 좋고, 내 책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각종 클라우드 펀딩에서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1인 출판의 성장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요새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책을 납품하거나 물류 관리를 하는 것도 용이해졌습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내가 돈을 투자해서 그만큼의 만족과 성과가 나온다면 좋지만, 단지 광고에 혹해서 거금을 투자했다가 후회를 하면 문제가 됩니다.
책, 누구나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법에 대한 선택은 결국 여러분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