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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an 16. 2020

사례를 인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음식의 양념이 되는 사례는 중요하다. 좋은 사례는 독자로 하여금 책에 대한 몰입을 높여주고, 강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책에서 나의 주장은 한 줄이다. 예를 들어서《공부의 품격》메시지는 “자기괴발이 아닌 즐거운 자기계발을 하자”이다.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는 “나만의 전략기획서를 만들면 불가능한 목표도 이룰 수 있다”이다. 이러한 메시지를 뒷받침하기 위한 주장이 나오고, 주장에 대한 양념이 되는 사례가 나온다.  


 그렇다면, 사례를 인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첫째, 과하지 말 것, 둘째, 출처를 꼭 명기할 것, 셋째, 한 번은 의심해 볼 것이다. 


 사례가 너무 많은 책은 종합 박물관 같은 느낌이어서 책을 읽고 나서 무슨 책을 읽었는지 감이 안 올 때가 있다. 적당한 양념이 필요하다. 설탕이나 소금, 조미료를 많이 넣은 후의 음식 맛을 상상하면 된다. 


 출처는 꼭 명기해야 한다. 출처를 남기는 이유는 글의 신뢰도를 높이고, 표절의 의혹을 피할 수 있다. 어떤 책의 구절이 나의 주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그 책에 대한 언급 없이 그대로 사용했다고 하자. 이는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나중에 오해를 살 수 있다.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미적분의 기원을 알고 있는가? 

 미적분은 처음 뉴턴이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는 이를 중요시하지 않고, 다른 수학자 라이프니츠에게 편지로 개념을 설명했다. 그런데, 라이프니츠가 자신의 논문에 미적분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뉴턴에 대한 언급을 전혀 안 했다. 결국 뉴턴은 이를 질책했고, 그들의 생전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날 미적분 공식을 ‘뉴턴 라이프니츠 공식’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만큼 책의 출처를 밝히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출처를 밝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인용과 각색이 있는데, 다음을 참고하길 바란다. 

 1. 본문에 책의 출처 인용, 2. 인용 후 출처 표기,  3. 각색하기


 예) 

 1.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 헤르만 헤세는《데미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인용 문구)


 2. 사람들의 심리를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 헤르만 헤세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 - 헤르만 헤세의《데미안》중에서 


 3.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 헤르만 헤세는《데미안》에서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판정해내는 데 안일한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금지된 것에 복종한다고 주장했다. 


 책의 내용을 계속 인용(“ ”)하다 보면, 내용이 다소 딱딱해질 수 있고, 마치 작가가 남의 말을 그냥 옮긴다고 독자가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각색을 섞어주는 것이 좋다. 각색의 비율은 인용보다 조금 많은 것이 좋다. 각색은 어느 정도 작가가 그 내용을 소화해서 전달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쯤 의심을 해봐야 한다. 특히 저자가 언급한 책의 내용(책 속의 책)이나 논문 내용을 인용하더라도, 가능하면 원본을 찾아서 확인해 보는 것이 낫다. 만약 그것이 오역되었거나 잘못된 내용이더라도 출처를 표기하면 어느 정도 비난을 피할 수 있다. 그래도 신중할 필요는 있다. 책은 인터넷과 다르게 한 번 출간되면, 다음 책을 인쇄하기 전까지는 그 내용이 그대로 실리기 때문이다.  


 그나마 책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내용이지만, 인터넷 매체에서 다루는 내용은 특히 의심을 해야 한다. 심지어 유명한 언론사들도 유명인의 명언, 스피치, 책의 내용을 잘못 인용하는 경우가 있다. 뉴스라면 당연히 100% 신뢰도가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예전에 나도 투자자 상대 부서(IR)에 있을 때, 회사에 대한 기사가 잘못 나가서 기자분한테 연락을 했다. 그분은 “So What?”(네네, 그래서 어쩌라고요?)이라는 반응이었다. 이러한 경우가 가끔 있기 때문에 기사조차도 의심을 해야 한다. 


 사례는 나의 음식에 좋은 재료가 된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독이 되기도 한다. 너무 많은 사례로 주장을 모호하게 할 수 있고, 잘못 인용된 사례로 공격을 받거나, 또는 출처를 명기하지 않아서 표절 의혹을 받을 수 있다. 


 나도 사례 인용을 잘못했다고 어떤 독자분에게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물론 내가 읽은 책을 근거로 인용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좀 더 고민을 했어야 된다고 나름대로 복기했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이를 통해서 배운다. 만약 잘못된 사례를 인용했다고 공격을 당하더라도 개의치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잘 기록해서 다음에는 주의해야 한다. 이 또한 독자들의 관심이다. 관심이 없는 것보다 관심이 있는 것이 낫다. 책의 출처가 많은 경우, 책 뒷장에 출처를 별도로 표기하면 된다. 책의 제목, 작가, 출판사가 그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작가의 주제다. 주제는 ‘음식’이다.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 나의 음식을 독자가 맛있게 먹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그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이 양념이다. 설혹 양념이 조금 이상하더라도 음식의 맛을 잃지 않으면 된다. 조금 짜거나 달면 또 어떤가? 작가의 주제를 독자가 이해하고 공감하면 된다. 그러면 작가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양념이 실패했다면, 다음 음식 때 양념을 잘 넣으면 된다. 

 그렇다면, 사례 독서를 통해서 이제 나의 양념들을 잘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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