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일요일. 휴식을 취하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했지만, 역시 새해 결심을 지키기 위해서(오직 건강뿐), 운동을 하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집 바로 앞에 하천 길을 걸으려다가 새로운 코스를 찾고 싶었습니다. 문득 집 근처에 자리한 롯데백화점이 보였습니다. 백화점으로 운동을 간다는 것은 조금 이상했지만, 그래도 새로운 문물?도 구경하고, 걷기 운동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했습니다.
Ridibooks에서 어떤 책을 들으면서 갈까 고민하다가 《역행자》라는 책을 선택했습니다. 저자이면서 사업가인 주인공의 인생역정을 들으면서, 길을 걸었습니다. 인생에 순행하는 사람인 순리자가 95%이고, 그 흐름을 거스르는 자는 5%로 ‘역행자’라고 명명했습니다. 전형적인 자기 계발서라고 생각하면서, ‘무의식’의 변화라든지, ‘부의 마인드’ 등 많은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을 편하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스토리의 힘’은 무서운 것 같습니다. 저자의 수많은 실패담, 학창 시절 가장 인기 없는 남자에서 신데렐라처럼 변모한 이야기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저자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으면서, 에스컬레이터를 탔습니다.
백화점 안은 밝고 따뜻한 분위기였습니다. 일요일 저녁에도 많은 분들이 쇼핑을 왔습니다. 저도 책에서 저자가 언급한 ‘부의 기운’을 느끼고자 값비싼 명품 그릇도 구경하면서 여기저기 두리번거렸습니다. 나이키 신발에, 운동복, K2 잠바로 무장한, 누가 봐도 운동하러 나온 사람처럼 보였겠지만, 사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기에 편하게 윈도우 쇼핑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백화점 지하 2층에 영풍문고가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역시 서점 쇼핑이 가장 편하고 즐거웠기 때문에 다시 지하로 향했습니다.
역시 많은 이들이 책을 구경하고 사고 있었습니다. 베스트셀러 코너를 둘러본 후, 경제, 경영서도 찾아보고, 제 책도 검색해 봤습니다. 경제/경영 코너에 1권이 남아있었습니다. 약간의 실망감을 느끼고, 잠시 책의 안부를 확인한 후 다른 책도 둘러봤습니다. 제 책도 베스트셀러 코너에 전시되길 희망해 봅니다.
백화점 지하 1층에 수많은 음식점과 맛있는 간식 코너를 지나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역행자》의 스토리는 어느덧 중반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저자는 친구와 함께 인터넷 상담 사업을 시작했다가 갑자기 3,000만 원의 거금을 벌고 나서, 다시 고난에 빠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업파트너였던 절친과 헤어지고, 새로운 파트너와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기를 당하고, 군대에 입대한 후 척추에 문제가 생겨서 6개월간 군 병원에 누워있어야 했다고 합니다. 세상을 원망하다가 마음을 다시 잡고, 새 출발을 했습니다. 결국 저자는 사업가로서 성공하고,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다는 해피엔딩입니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인용한 사례가 비슷하게 나와서 그다지 새롭다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저자의 인생역정 자체가 묘한 카타르시스를 주기 때문에, 한 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자가 강조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20권을 읽으라는 조언은 도움이 됩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5 천보 이상 걸었습니다. 물론 매번 백화점 운동은 도움이 안 되지만, 가끔씩 자극을 받거나, 신문물을 구경하려면 백화점 운동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