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원 버셨나요?

작가의 ‘부캐’가 나에게 준 선물

by 나단 Nathan 조형권


앞서 글에서 저는 ‘말도 안 되는’ 긍정론을 잘 펼친다고 했습니다. ‘감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 했고요. 그러한 낙관론이 원동력이 되어서 작가가 되기로 했습니다. 2018년... 업무는 넘치고, 새로운 업무로 인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있었습니다. 파트장으로서 해야 할 업무도 많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 책을 낸다는 것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남들처럼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되겠죠. 하지만 수치적으로 계산하는 이과적인 마인드보다 글과 책을 쓰고자 하는 열망이 훨씬 더 강했습니다. 마치 팀 쿡이 당시 잘 나가던 컴퓨터 회사인 컴팩(대부분의 MZ 세대는 잘 모르는 회사이겠지만요.)을 떠나서 언제 망할지 모르는 신생 기업인 애플에 합류한 것과 마찬가지겠죠. 그것은 바로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하는 ‘꿈’과 ‘열정’이라는 원동력 때문이었습니다.


이후로 책을 내고, 글을 쓰는 ‘작가 부캐’를 가진 지 5년째입니다. 5년 동안 개인 저서 3권, 공저 1권을 냈습니다. 칼럼도 썼고, 원고료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본캐’가 아니고 ‘부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죠.


어떤 분이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한 1억 원 버셨나요?”

“아뇨. 몇 백 벌었습니다.”

“그러면 더 돈 되는 글 써야 되지 않나요? 예를 들어서 ㅇㄹ 소설이나, 웹 소설 등”


이미 술 한 잔 하신 상태라서 거침없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떤 분은 그런 질문을 받으면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작가로서 자존심이 상한다고 하실 수 있지만,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니까요.


작가 -> 몇 억 원? -> No -> 그럼 돈 되는 글?


그런데 글을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 돈도 돈이지만, 우선 글 자체를 즐기게 됩니다. 그리고 돈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대효과도 큽니다. 제가 쓴 첫 번째 책도 저를 평가하는 좋은 잣대가 되었고, 그 이유로 더 좋은 직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만약 책이 없었다면, 제 자신을 증명할 방법이 별로 없었을 테니까요. 1, 2장의 이력서로는 생각과 가치관을 설명할 방법이 없고요.


저와 다른 프로젝트로 같이 엮이셨던 컨설팅 분들도 제 세 번째 책을 읽고, 여러 권 구매해서 돌려봤다고 합니다. 이유는 저에 대해서 파악하고(?) 그것이 프로젝트를 스무드하게 진행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책에 묘사된 저의 생각은 상당히 정제된 것이라서, 평소 ‘날것’의 저와는 조금 다릅니다. 쉽게 말하면 약간 ‘거품’이 껴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불특정 독자를 대상으로 하고, 나름대로 책이 잘 팔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약간 포장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모습을 100이라고 하면, 120 정도(?)로 묘사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제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문구를 통해서, 저의 가치관을 알 수는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사업을 하게 된다면, 제 책을 선물해서 저라는 사람을 간접적으로 알릴 수 있습니다. 수주, 또는 수개월의 시간을 들일 필요 없이 책 한 권에 ‘조나단’(제 영어 이름)이라는 사람이 담겨있기 때문에, 2~3시간 정도면 저에 대해서 충분히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1억 원’의 가치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책은 인생의 좋은 ‘무기’입니다.


첫 책 《공부의 품격》을 낸 출판사 사장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내년정도 책을 일부 새로 쓰고, 제목도 바꿔서 다시 한번 출판하자고 제안하셨습니다. 마침 저도 첫 번째 책이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환영의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것이 또 하나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질문을 합니다. “어떻게 바쁜 회사 생활을 하면서 책을 쓰시나요?”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주말에 짬짬이 시간을 내면 얼마든지 책을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에게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쓰는 행위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값어치가 있고, 삶의 목표와 목적을 뚜렷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를 할 때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평소 글쓰기로 문장력을 향상했기 때문에 보고서를 쓸 때도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얼마 전에 친한 작가님에게서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작가님은 어떻게 해서 글에 푹 빠지셨나요?”


“책을 1시간 읽는 것보다 글을 30분씩 꾸준히 썼기 때문입니다. 리듬을 타게 된 것이죠.”


저는 요새 매일 최소 10~20분 운동을 하고 있고, 최소 10분씩 틈을 내서 글을 씁니다. 저녁 식사를 하고, 습관적으로 넷플릭스를 켜기보다는 태블릿을 꺼내서 글을 씁니다. 그냥 생각을 풀어씁니다. 그러면서 꾸준히 브런치에 글을 올립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큰 방향성을 갖고 올립니다. 나중에 책으로 낼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제 글을 읽고, 자극을 받으셔서 글을 쓰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부디 그렇게 하셨으면 합니다. 남이 읽든 말든 일단 꾸준히 글을 쓰고, 브런치북을 출간하다 보면 공감하시는 분들이 늘어날 겁니다. 행동을 하면 ‘1’이 되지만, 가만히 있으면 ‘0’이 되니까요. 작가는 1억 원을 벌어들이는 직업은 아니지만(물론 그보다 많이 버시는 작가님도 있습니다), 그보다 삶의 중심을 잡고 목표를 뚜렷하게 갖도록 도와줍니다.


물론 1억 원을 벌면 당연히 좋겠지만, 그것은 따라오는 부수물이지, 그렇다고 목적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ㅇㄹ 소설’이나, ‘웹 소설’은 안 쓰려고 합니다. 쓰려고 해도 쓸 수 있는 분야도 아니니까요(언젠가 소설을 쓰고 싶은 욕심은 있습니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쓰면서 진한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것이 바로 살아가는 강한 동기도 됩니다. 부디 이러한 즐거움을 같이 만끽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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