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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un 05. 2020

내 품격을 올려줄 멘토 만들기 작전

실리콘 밸리에서 빌 캠벨(Bill Campbell)이라는 분은 전설적인 존재다. 그는 ‘실리콘 밸리의 코치’라고 불리면서 멘토 역할을 했다. 스티브 잡스도 주말마다 1시간씩 스탠포드 교정을 걸으며 그와 상담을 했고,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가 회사에서 쫓겨날 뻔했을 때도 이사회에게 그를 유임시키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만약 그때 제프 베조스가 회사에서 쫓겨났다면 지금의 아마존은 없었을 것이다. 
 
 “캠벨의 조언 스타일은 심리상담가와 유사하다. 상대의 마음을 조정하고 해결책을 내주기보다는 유의미한 질문을 던져 스스로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도와준다.” - 벤처 투자자 랜디 코미사(Randy Komisar), 〈비즈니스 인사이더〉 
 
멘토라는 단어가 그리스 신화의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르(Mentor)’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초등학생 들도 멘토의 의미를 알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위를 둘러봤을 때 과연 나의 주변에 멘토가 있는가라고 묻고 싶다. 만약 한 명이라도 없다면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멘토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굳이 찾으려고 할 필요 없이 주변에 모든 이가 멘토가 될 수 있다. 나의 배우자가 멘토일 수 있고, 나의 부모나 형제, 친구가 멘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나의 장, 단점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나만의 전문가 집단을 만들면 더욱 좋다. 그리고 그 전문가 집단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만나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 단순한 네트워크를 위해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젊은 시절이면 충분한다. 인간관계는 양이 아닌 질이 더 중요하다. 
 
조직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멘토의 충고가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낯선 환경에 따른 문화 지능(Culture Intelligence)이 중요하다고 한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못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나의 주변에 많은 선배들이나 후배들이 새로운 조직 문화에 적응을 못해서 다른 부서나 회사로 이직했다. 물론 사람마다 그 조직과 코드가 맞는 사람, 안 맞는 사람이 있지만 특히 문화지능이 낮은 분들이 있다. 이렇게 CI가 낮은 분들에게는 멘토의 힘이 절대적이다. 

내가 아는 지인은 뛰어난 업무 능력을 갖고 있었으나, 새로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적응을 못해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우리가 고민하는 많은 부분들에 대해서 가족에게 얘기를 하기 힘든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만약 그분에게 멘토가 있어서 고민을 들어주고, 방향을 제시해 주셨다면 어땠을까 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에게는 다양한 분야의 멘토들이 있는데, 주식시장은 ‘주신’이라 불리는 형님, 음악은 예전 음악 선생님이셨던 음악 학원 원장님, 전반적인 회사 생활에 대한 질문은 예전 상사였던 최 교수님, 고민거리는 다른 회사의 이모 친구, 건강은 피티 선생님, 인생 상담은 형이나 와이프, 글쓰기는 이혁백 작가님 등이 있다. 그분들에게 고민이 있을 때마다 질문을 한다. 꼭 멘토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일 필요는 없다. 그 분야의 전문가라면 누구든 나만의 멘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멘토가 꼭 사람일 필요는 없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르네 데카르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 즉, 내게 도움이 되는 책이나 명언, 속담, 격언들도 나의 멘토가 될 수 있다. 나도 젊은 시절에는 다양한 책을 읽고 모았으나 나이가 들수록 내가 좋아하는 책, 그리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남기고, 다른 책들은 중고서점에 처분하거나 기증했다. 좋은 책들은 줄을 쳐 가면서 읽고, 접어둔다. 가끔 시간이 날 때나 힘들 때 펼쳐보면 나에게 피와 살 같은 존재가 된다. 블로그나 카페에 나의 느낀 점이나 생각을 서평으로 남긴다면 그 좋은 ‘멘트’들이 나만의 ‘멘토’가 된다.

 “나는 내 인생에서 9000번 이상의 슛을 실패했다. 300번의 게임을 졌다. 26번의 승부가 걸린 슛을 날렸고 실패했다. 나는 내 인생에서 거듭, 그리고 또 거듭 실패를 반복했다. 그것이 내가 성공한 이유다.” - 마이클 조던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지만 이런 말보다 뛰어난 천재 농구 스타의 한마디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 심지어 ‘Just Do It’이라는 나이키의 광고 문구도 나에게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런 인생의 지침이 되는 말들은 멘토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방이나 집안에 붙여 놓고 곱씹으면 큰 도움이 된다.
 
예전에는 집안에 가훈이나 교훈 같은 말씀을 걸어두었다. 내가 어렸을 때 집안에 걸려있던 ‘대도무문’(大道無門)(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뜻 – 네이버 어학사전)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 집안의 무의식을 지배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는 정도를 지키셨고 자신이 믿는 가치를 믿고 따르셨다. 그래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으신 것 같다. 


우리에게 멘토는 왜 필요한가? 


 미국 작가 피터 드 브리스(Peter De Vries)는 “인생은 밀림 속의 동물원이다”(Life is a zoo in a jungle)라고 얘기했고 내가 아는 선배는 내가 부장이 되었을 때 ‘Welcome to jungle’이라고 이메일에 써서 보냈다. 당시는 그 의미를 잘 이해 못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무슨 말씀인지 점차 이해가 되었다. 비단 회사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이 동물의 세계와 같다는 것이다. 우리는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나만의 생존 방식을 찾아야 하고, 멘토의 충고가 필요하다. 안 그러면 금방 맹수에게 잡아먹히거나 독버섯을 먹고 쓰러질 수 있다. 
 
내가 만약 힘들었을 때 고민을 털어놓고, 충고를 해줄 멘토가 없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랬다면 나는 훨씬 더 빨리 늙고, 금방 정신병이나 우울증에 걸렸을 것이다. 이제부터 나만의 ‘전문가 집단’을 만들자. 내가 좋아하는 책들, 격언들도 그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Welcome to jungle’(정글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이 ‘Welcome to heaven’(천국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이 반드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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