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

by CHOJO

나는 주사기다.

안에 아무것도 든 게 없는 깨진 주사기다


사람들은 누워 주사를 맞는다

왜 누워있는지 다들 다른 이유인 거 같다.


의사들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보통 웃으며 안심시킨다.


주사기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지만

대부분이 상대를 위한 것일 거라고 본다


그런데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너무나 아파 보이는데

나를 든 의사는 무표정하게 나를 든다.


그 의사의 환자는 의사를 보지 않고

나를 보고 괜찮기를 바라겠지

원한만큼 괜찮아지겠지 생각하겠지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

오히려 피를 빼앗는다


나는 생각했다

여전히 생각한다


그런 날 들고 있는 의사는 범죄자다

그에게 들린 나를 미워한다

미워해야 한다


더러운 약물이 든 주사기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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