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by 조승우

11월도 끝나는 판국에, 정말이지 늦은 10월 결산입니다.


좁게는 가족, 넓게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으나 부족했던 순간들이 유독 많았습니다. 핑계를 대자면 평일에는 퇴근하고 몸이 지쳐서, 주말에는 다른 공부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주변 사람들도 저와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할애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제가 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다소 찜찜한 기분을 품고 제 방에 돌아올 때마다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바람의 근원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다는 감정은 내 가슴 한편 어딘가에서 비롯되었을 텐데, 그러한 감정이 왜 생겨나는지 모른다는 게 어색하기는 합니다. 그저 이타적인 사람이 되고픈 스스로의 모습에 도취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신실한 동기에 따라 그런 마음을 품게 되는 것인지 저도 잘 모릅니다.


사실 도움의 근원이 어찌 되었든 간에, 도움을 받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 바라보면 마냥 단순하게 여길 수는 없지 않을까요. 만약 누군가에게 손길을 내미는 이유가 단지 잘난 내 모습에 취하고 싶기 때문이라면, 어쩌면 저는 상대가 물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지푸라기나 던져주며 생색내는, 나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는 되도록이면 찰나의 위선과 모래 한 줌도 되지 않은 우월감이 저를 감싸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