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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파격적이었던 신라시대 성 풍속, 그리고 그 여운

지금도 흐른다 879

by 초롱초롱 박철홍

초롱초롱 박철홍의

지금도 흐른다 879


ㅡ 너무 파격적이었던 신라시대 성 풍속, 그리고 그 여운 ㅡ


그동안 딱딱한 고대사 이야기로 머리가 지끈거리셨던 분들이라면, 오늘은 조금 쉬어가는 의미에서 신라시대의 성 풍속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사실 신라와 통일신라 시대의 결혼 문화나 성 관념은 오늘날의 상식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 이었습니다.


1989년, <화랑세기>라는 제목의 필사본이 공개되었습니다. 단 32쪽 분량이지만, 만약 이것이 '삼국사기'에 언급된 김대문의 실제 저작이라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서인 '삼국사기'보다 약 460년이나 앞선 기록이 됩니다.


하지만 이 필사본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큽니다.


임창순 문화재위원장, 이기백 교수, 이기동 교수 등 고대사 권위자들은 <화랑세기>가 위작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필사본을 직접 검토했던 정중환씨 또한 “왕족과 귀족들의 난혼(亂婚)과 성행위가 일본의 사례와 흡사 하다”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랑세기>에 기록된 신라시대 혼인 풍습은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한 연구 소재 입니다. 왕족의 ‘성골’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이모, 고모, 사촌, 삼촌 등 가까운 친족 간의 결혼이 흔하게 이루어졌다는 내용이 등장하며, 이는 고려초기까지도 일부 계층에서 이어졌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또한, 일부 기록에서는 당시 화랑들이 여성처럼 아름답게 화장을 했으며 남성 간 친밀한 유대와 감정적 교류, 심지어 동성애적 관계까지 맺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문헌 해석과 해석자 시각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 지므로, 단정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 됩니다.


최근에는 1500년 전 신라시대 토우(土偶)에서 <화랑세기> 속 내용과 유사한 성 풍속을 보여 주는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는 아래를 참조하십시오.)


신라시대 성적인 표현이나 제의적 성격의 자세가 확인되며, 당시 사람들이 성을 단지 은밀한 것이 아닌 일상이나 종교, 문화와도 밀접하게 연결지어 인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물은 <화랑세기> 속 성적 묘사와 일정 부분 교차 지점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이런 결혼 관습은 왕족뿐 아니라 귀족사회 전반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보수성향 역사학자들은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충과 무(武)의 상징으로서의 화랑과 달리, <화랑세기> 속 화랑은 여성보다 더 아름답게 화장하고 장식했으며, 동성애를 포함한 자유로운 성 문화를 누렸다는 점 때문에 이를 위작으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위서로 단정 짓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습니다.


사실 고려시대 역시 성적으로 비교적 자유로운 사회였습니다. 고려가요에는 오늘날 기준으로도 매우 노골적인 성적 표현들이 담겨 있으며, 이는 조선초기 까지도 어느 정도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조선 세조(수양대군) 즉위 이후, 권력 정통성이 약했던 정권 일수록 도덕과 윤리를 강화하려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세조는 남녀문제를 엄격하게 다루며 사회기강을 강화했습니다. 이는 현대사에서도 반복됩니다.


예를 들어, 박정희 정권은 장발, 미니스커트, 유행가 가사,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 ‘부도덕’ 요소를 강하게 단속했습니다.


전두환 정권 또한 ‘정의사회 구현’ 이라는 명목 하에 도덕성과 윤리 강조했지만, 정작 그들의 이면은 부조리로 가득했습니다.


박정희대통령의 최후는 그 모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대사건 이었습니다.


요즘 20~30대 젊은 남성들 중 약 70% 가까이가 진보성향 정부에 등을 돌리고 보수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 성향의 변화라기보다는, 젠더 문제와 얽힌 감정이 복합적 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문재인정부가 “여성만을 챙긴 페미니스트 정권”이라는 인식이 남성층 이탈의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합니다.


특히 ‘미투 운동’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남성들 사이 에서는 "기가 죽는다", "역차별을 당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성풍속은 시대마다 달라지기도 합니다.


제가 젊었을 때만 해도 ‘EDPS’라 불리던 야한 농담이 오히려 남자 인기 요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성들도 이를 유쾌하게 받아 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발언이 성추행으로 간주되어 패가망신할 수도 있습니다.


사회가 성에 대해 지나치게 경직 되어 가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 사회가 아직도 여성을 완전히 평등하게 대우하는 사회 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분에서는 젋은 남성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성 풍속, 남녀 문제는 개인적 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정치적 으로도 늘 복잡하고 민감한 주제입니다.


시대가 변해도 이 문제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ㅡ 초롱박철홍 ㅡ


https://news.v.daum.net/v/20210410100102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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