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그리고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질문'

초롱초롱 박철홍의 지금도 흐른다 913

by 초롱초롱 박철홍

초롱초롱 박철홍의

지금도 흐른다 913


ㅡ ‘선거’ 그리고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질문' ㅡ


전남광주통합시의 봄.


겨울 차가운 공기가 아직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지만, 사람들 마음은 이미 뜨겁다.


올해는 지방선거의 계절이다.

그리고 오늘부터 그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


나는 이제 그 중심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다.


한때는 내 이름을 걸고 정치 한가운데에 서있었지만 지금은 그 장면을 조용히 바라보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물러난 자리라는 것이 생각처럼 가볍지는 않다. 완전히 떠난 것도 아니고, 여전히 그 안에 있는 것도 아닌 애매한 경계.


한 표 유권자로만 서 있기에는 내가 지나온 정치인 시간들이 너무 깊게 얽혀 있다.


그 시간 속에서 맺어진 수많은 인연들은 아직도 나를 부른다. 나는 그 사이에서 몇 번이고 발걸음을 멈춘다.


누구를 도와야 하는가.

아니면 그저 지켜보아야 하는가.


이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나는 이미 너무 많은 선택의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난감하고 당혹스럽다.


투표일까지는 아직 두 달이 남았지만, 이곳 전남광주의 선거는 늘 일찍 결을 드러낸다.

다음 주가 지나면 흐름은 이미 굳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다만 내가 사는 담양군수 선거만큼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 그 불확실성을 나는 여러 번 직접 겪어왔다.


선거운동은 길고 고단하다.

발바닥의 감각이 사라질 때까지 걷고 또 걷는 시간,

사람의 눈빛 하나에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순간들.

그 무게는 결코 후보자 한 사람 것만이 아니다.


선거는 개인이름으로 시작되지만, 실제로는 관계와 조직 힘 위에서 움직인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단 한 번 선택으로 모든 것이 갈린다.


이긴 쪽은 세상을 얻은 듯 웃고,

진 쪽은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그러나 그 극단적인 감정 위에서도 세상은 쉽게 기울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세상은 승패보다 조금 더 넓은 곳에서 흘러간다.


그래서 나는 <선거를 축제처럼 치르자>는 말을 완전히 부정하지 못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말이 틀리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하나의 질문이 남는다.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확신하려 하는가?>


승패에, 관계에, 선택에 그리고

그 안에 얽힌 수많은 이해에

우리는 왜 이토록 깊이 매달리는가?


이 질문 앞에 서면,

익숙하던 것들이 조금씩 낯설어진다.


이 모든 것이 정말 우리 인생 중심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이 여기서 멈추는 순간, 오래된 질문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너무 단순해서 오히려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나는 오랜 시간 이 물음을 따라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답을 찾기보다 이 질문이 왜 사라지지 않는지를 더 오래 바라보게 된다.


인류역사 역시 그랬다.


누군가는 신의 이름으로 세계를 설명했다.


누군가는 별을 관측하며 질서를 이해하려 했다.


그러나 그 어떤 시도도 완전한 답에 도달하지 못했다.


인류는 오랫동안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믿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 확신은 너무 견고해서 질문 자체도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의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떤 이는 균열을 보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드러냈다.


진실은 즉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항상 늦게 도착했으며, 때로는 거부되었다.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았다.


한 시대 확신은 다음 시대 질문이 되었고,

그 질문은 다시 새로운 이해를 만들어냈다.


나는 이 흐름을 선거판 안에서도 보았다.


사람들은 각자의 확신을 들고 싸운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확신조차 조용히 흔들린다.


그때 남는 것은 하나다.


끝내 사라지지 않는 질문.


<무엇이 옳은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들은 선거의 언어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언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알게 된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알 수 없음을 안 채로, 생각을 멈추지 않는 존재에 가깝다. 그래서 무지는 결핍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우리는 과거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같은 질문 앞에 선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질문에는 완전한 답이 없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멈추지 않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생각한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인간은 비로소 자신을 돌아본다.


두 발은 땅 위에 있지만,

생각은 그 너머를 향한다.


선거는 끝난다.


승리도, 패배도 결국 시간 속에서 희미해진다. 그러나 그 시간을 지나며 우리가 붙들고 있었던 질문은 남는다.


나는 이제 그 질문 앞에 다시 선다.


정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사랑하고 지켜야 하는지를 묻고 또 묻기 위해.


삶이라는 투표는 끝나지 않는다.

나는 매 순간, 다시 질문하며 걸어간다.


정답은 없지만, 질문하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길은 이어진다.


ㅡ 초롱박철홍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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