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 얼간이>를 보고
초롱초롱 박철홍의 지금도 흐른다! 852
ㅡ 얼간이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을 위하여 ㅡ
(영화 <세 얼간이>를 보고)
얼마 전, 지인의 추천으로 인도 영화 <세 얼간이>를 보게 되었다. 사실 ‘세 얼간이’라는 제목만 듣고는 조금 가볍게 생각했는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영화는 2010년 인도 최고 권위의 필름페어 어워즈에서 감독상을 받았고, 전 세계에서 흥행 기록을 세웠다. 세 시간에 가까운 긴 러닝타임에도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우리 교육현실과 너무 닮아 있음을 느꼈다.
영화는 “All is well”(모든 것은 잘 될 거야)이라는 긍정적인 주문과 함께, 인도 최고 공학대학 ‘ICE’를 배경으로 세 친구 ‘란초’, ‘파르한’, ‘라주’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들은 각기 다른 사연과 고민을 안고 있지만, ‘진짜 성공’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 앞에 뭉친다.
영화를 보며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떠올랐다. 인도와 한국 모두 ‘명문대 진학’과 ‘좋은 직장’이 교육목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서울 명문 대학’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크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점수경쟁’과 ‘입시 준비’에 몰두하며, '진로탐색'과 '적성계발'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영화 속 ‘파르한’은 부모가 정한 공학자의 길 대신 사진 찍는 일을 꿈꾸고, ‘라주’는 가난한 집안의 생계를 위해 대기업 취직만을 목표로 한다. 이런 모습은 우리 현실과 매우 닮아 있다.
우리 사회에서 ‘전교 1등’은 흔히 최고의 학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모든 과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는 것이 현실적 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다. 특히 예체능 과목은 창의성, 감성, 신체 능력 등을 평가해야 하는데, 현재 점수 중심 평가 체계에서는 이런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사람마다 타고난 재능과 적성이 다르다. 어떤 아이는 수학에, 다른 아이는 음악이나 체육에 두각을 나타낸다. 하지만 획일화 된 점수 체계 안에서는 이런 다양성이 인정받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키울 기회를 잃는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최상위층 <정치, 검찰, 법원, 의료, 언론, 고위 관료 조직>에 고위층 대부분 이런 ‘전교 1등’ 출신들로 채워져 있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정해진 답을 빠르게 찾고 암기하는 데 익숙한 ‘시험귀신’이었다.
문제는 이들이 비판적 사고나 윤리적 성찰을 충분히 하지 못한 채 권력과 지위를 차지하면서, 인간중심 가치보다는 규칙과 관행, 자기이익을 우선하는 비정한 시스템이 굳어졌다는 점이다.
이것이 현재 정치개혁, 검찰개혁, 사법개혁, 의료개혁, 언론개혁 등 우리 사회 전반의 개혁 요구가 끊이지 않는 근본 원인 중 하나다.
즉, 입시위주 교육시스템이 사회 지도층 가치관과 행태에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사회 구조적 문제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전 일정 기간을 ‘진로 탐색 교육’에 집중해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꿈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변화를 도입해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난 '전남도의원' 시절 '진로적성교육' 예산이 학생1인당 년 1, 2 천원에 불과한 사실을 확인해 질타했고,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관심을 기울여었다.
모든 학생이 ‘전교 1등’일 수는 없지만, 각자 분야에서 ‘자신만의 1등’이 될 기회를 갖는 것이 우리 진정한 교육 목표다.
교육이 ‘점수 경쟁’만을 강요하는 현 시스템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발견하고, 스스로의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내가 교육계에 대안을 제시할 만한 전문성이나 위치에 있지는 않아 구체적 대안을 말하기는 힘들지만,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와 정책 담당자분들께서
<다양한 평가체계 도입, 창의성 교육강화> 등에 반드시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라며, 우리 사회 또한 이러한 교육에 모두가 함께 주의를 크게 기울여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세 얼간이>는 인도 영화였지만, 그 안에서 되레 우리 교육 현실의 민낯을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 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는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부디 꼭 한 번 보시기를 권한다.
그리고 교실에서,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주자.
“너의 삶을 네가 선택해도 괜찮다.”
“All is well, 모든 것은 잘 될 거야.”
ㅡ 초롱박철홍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