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이제는 바꿔야 할 때인가?”

초롱초롱 박철홍의 지금도 흐른다! 855

by 초롱초롱 박철홍

초롱초롱 박철홍의 지금도 흐른다! 855

― “애국가, 이제는 바꿔야 할 때인가?” ―


얼마 전 올린 '봄날은 간다'를 새로운 애국가로 삼자는 제안에 대해 공감하는 댓글도 많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마 '애국가'라는 단어 자체가 지닌 상징성과 무게 때문일 것입니다.


'애국가'는 말 그대로 '나라를 사랑하는 노래', 혹은 '애국심을 담은 노래'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반적으로 ‘애국가’를 대한민국의 헌법에 명시된 공식 국가(國歌)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유행가인 '봄날은 간다'로 대체하자는 제안에 일부는 국가모독이나 대역죄로 받아들여 격렬히 반응하시기도 했습니다.^^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애국가’를 대한민국 국가(國歌) 로 직접 규정한 법률은 없습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관습적으로 국가로 불리고 있을 뿐입니다.


애국가 기원은 조선후기 개화기와 갑오개혁 시기로 거슬러 올라 갑니다.


1896년 독립문 정초식 당시, 배재학당 학생들이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 멜로디에 맞춰 부른 '무궁화 노래'가 그 시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부르는 애국가는 작곡가 '안익태'선생이 작곡한 곡으로, 이 멜로디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절 부터 불리던 가사가 거의 그대로 전승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작사자는 오랫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민영환, 최병헌, 안창호, 김인식, 윤치호 등 여러 인물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2004년, 미국 LA에서 발견된 <세계명작가곡집–무궁화>를 통해 윤치호 작사본이 확인되며

현재는 ‘윤치호 작사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문제가 되는 건, 안익태와 윤치호 모두 확실한 친일 인물이라는 점입니다.


안익태는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을 찬양하는 곡을 작곡하며 친일 행적이 확정된 인물이며,


윤치호는 안익태보다 훨씬 더 악명 높은 친일·민족반역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즉, 지금 우리가 부르고 있는 애국가는 작사·작곡 모두 친일 인사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 입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애국가를 재검토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이와 관련해, 경희대학교 법무 대학원 '강효백'교수는 애국가를 더 이상 국가로 부를 수 없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그 구체적 근거를 조목조목 제시했습니다.


1. 애국가 1절: 시작부터 이상하다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 ‘마르고 닳도록’은 소멸과 퇴행을 상징하는 표현입니다.

→ 백두산이라는 민족의 성산이 ‘닳는다’는 표현은 저주에 가까운 발상이며,

→ 전 세계 국가 가운데 이런 부정적 수사로 시작하는 가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 참고로, 일본 문학에서는 바다나 물이 산보다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2. 2절: 일본 상징의 흔적?


"남산 위에 저 소나무"

→ 한국에서 소나무는 선비의 상징이지만, 일본에서는 무장한 사무라이(武士)의 상징입니다.

→ 2018년, 현충사와 도산서원에서 ‘일본 소나무’ 퇴출이 있었던 것도 이와 관련 있습니다.

→ 정부가 퇴출한 상징물이 애국가에 그대로 등장하는 셈입니다.


"바람서리’, ‘공활’"

→ ‘바람서리’는 구한말 이전 한국 문헌에서 쓰인 적 없는 정체불명의 단어이며,

→ ‘공활(空豁)’은 중국에서도 사어(死語)로 분류되는 난해한 한자어입니다.

→ 그러나 일본에서는 학자들이 애용하는 문체이며, 일제의 문화 잔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3. 3절: ‘달’만 등장하는 국가?


"애국가에는 태양, 별 없이 ‘달’만 등장합니다"

→ 태양과 별은 자체 발광체, 달은 반사체입니다.

→ 대부분의 세계 신화는 태양신 중심인데, 달을 최고신으로 받드는 신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4. 4절: 파시즘적 색채?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 자유나 평화 같은 가치 없이 ‘충성’만 강조하는 애국가는

→ 군국주의·전체주의 성향을 반영한 것으로, 메이지 일본 군가와 유사하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5. 국가상징으로는 부적절한 한 표현들


" ‘무궁화’는 한국 고유 식물이 아니다?"


‘무궁화’는 구한말 이전 한국 문헌이나 시조·민요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 자생지도 없으며, 재배 가능 지역도 휴전선 이남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 반면, 일본에서는 8세기 이전부터 전국에 분포한 식물입니다.

→ 강 교수는 『두 얼굴의 무궁화』라는 책에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습니다.


‘삼천리’는 유배지의 은유였다?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는 표현은

→ 실제 역사 속에서 유배지로 비유될 때나 사용된 표현이며,

→ 고려·조선 왕조 기록에는 한반도 강역을 ‘사천리’로 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 통일 대한민국과 만주까지 포함한 역사적 영토의식 함양을 위해서라도

→ ‘삼천리’는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6.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국가가 필요하다.


강효백 교수는 "일제가 애국가에 심어 놓은 간교한 코드들을 청산해야 한다"며,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국가를 고민할 때라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봄날은 간다'를 애국가로 삼자고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애국의 대상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선, 친일·매국의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할 뿐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우리가 무심코 따라 불렀던 애국가 가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될 것 입니다.


‘애국가’는 아직까지 법률로 제정된 국가가 아니며, 국민동의만 있다면 언제든 바꿀 수 있는 사안입니다.


국가를 사랑하는 노래라면,

그 출발이 올바르고 당당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초롱박철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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