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가르치는 동심

어른을 가르치는 동심

by 최정환

어린아이가 울고 웃는 것은 타고난 천성이다. 어찌 인위적으로 한 것이겠는가! 어른들은 기쁘고 노여운 감정을 거짓으로 꾸민다. 어린아이에게 부끄러워할 일이다.<이목구심서 3>


오랜만에 동화책을 읽었다. 아들은 움직이는 생물 중에서도 특히 바다생물을 좋아한다. 지긋한 눈망울로 책을 살피던 아이는 머뭇거림 없이 큰 집게손이 그려진 그림책을 집었다. 무슨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아빠! 바다생물 이름이 뭐게요!

꽃게는 아니고? 무슨 게일까?

농게예요. 농게는 옆으로 걷고, 한쪽 집게가 커요.

그런데 농게들이 뭐하는 거게요?

글쎄! 어느 집게가 더 큰지 대결하는 건가? 아니면 집게로 싸우는 거 같기도 하고.

에이 농게들이 가위, 바위, 보 놀이하는 거잖아요.

그렇구나. 아빠가 미처 몰랐네.


동심(童心)은 억지로 꾸미거나 애써 다듬지 않은 어린아이의 순수함이다. 어떠한 틀에도 갇히지 않는 자유로움과 상상의 나래들.


가끔은 삶의 이해득실을 따지며 거짓된 감정과 마음을 꾸민다.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게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이는 일에 익숙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아이에게 물었다.

얼음이 녹으면 무엇이 되나요.

당연히‘물’이라 말할 줄 알았던 아이는 뜻밖에도 이렇게 말했다.

“봄이 옵니다.”


때로는 동심이 어른을 가르치는 아버지가 될 때도 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솔직함과 진실한 마음을 되찾는 것이라 했던가.

따스한 봄날, 새로운 생명과 싹이 돋아나듯 내 마음에도 푸른 동심의 봄이 오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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