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장의 육아일기
"엄마, 나 Monthly test 몇 점이야? 결과 나왔지?"
언제나 당당하게 물어보는 초롱이다.
지난달은 영어학원에서 새로운 단계로 Level up이 되어 보는 첫 번 때 Monthly test라서 점수가 잘 나올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었다. 게다가 지난달 말에는 연말 연초 여행으로 나름의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이니 결과가 좋지 않을 거라고 예상을 했지만, 그래도 살짝 기대는 하고 있었다.
'초롱이는 실전에 강한 스타일이니, 또 이번에 잘 봤을지도 몰라!'
나의 팔불출 마인드가 현실 이상의 선을 넘고 있었음을 영어학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초롱이의 Monthly test 성적표를 보고 깨달았다.
사실 점수는 2문제 중에 1 문제만 틀려도 평균보다 낮아지는 그런 구간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초롱이는 이번 점수에서 나의 기대보다도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제까지 영어학원을 다니면서 평균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적은 없었기에, 일단 덜컥 걱정이 되었다.
'내가 초롱이에게 잘하고 있는 것일까?
그냥 학원만 보낸다고 모든 것을 다 잘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은 아닐까?
이대로 그냥 둬도 괜찮은 것일까? 추가로 영어공부를 더 시켜야 하나?'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이제 고학년으로 올라가다 보니, 초롱이도 잘 모르는 것이 있어서 그냥 찍고 넘어가는 것이 많아진다는 것.
그리고 그런 것들이 언제까지나 운으로 다 맞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피곤해도 아직은 초롱이의 영어숙제를 봐줘야 한다는 것이다.
"초롱아, 패드 숙제 했어? 로그북 숙제 했어?????"
이렇게 시키면서 패드로 했는지 안 했는지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초롱이가 정말 Reading을 할 때 무슨 의미인지 알고 읽는 건지, 그냥 눈으로 쓰윽 읽고 지나가는 것인지를 같이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나도 초롱이도 저녁시간에는 저녁을 챙기고, 학원 숙제를 하다 보면 어느새 10시가 훌쩍 넘는다. 그러면 일일이 확인할 수 없으니, 초롱이를 믿고, 아니 믿는다고 나를 스스로 세뇌시키고 있었던 것인 것 같다.
나는 "초롱이 영어 숙제 다 했어? 그럼 오케이! 그럼 책 보다가 자!"를 말하고, 초롱이는 "엄마, 나 패드 숙제 다 했어, 여기 봐봐, 다 한 거 맞지????" 하면서 내용보다는 둘 다 체크하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다.
2025년 1월을 맞이하면서 나의 새로운 목표는 '기록'이다.
이번 초롱이의 영어학원 test 결과를 보면서 다시 한번 마음을 새롭게 하고,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나 역시 작년에는 많은 책 읽기 모임, 필사 모임에 참여하면서 의지만 있고 실제로 참여하지 못하거나 참여하는 시늉만 했던 모임들이 있었다. 처음엔 바빠서 한 번 두 번 빠지기 시작하다 보니 나중에는 전혀 바쁘지 않아도 그냥 자연스레 책을 옆에 두고 읽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그런 나를 반성하면서 올해는 기록으로 남기기로 다짐을 했던 것이다.
매일 바쁜 일상 중에서 사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번 미루기 시작하면 밀린 인증을 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매일의 인증 기록을 남기기로 다짐을 한 것이다.
그래서 초롱이에게도 이번 겨울방학에는 영어숙제, 수학 문제집 했다고 체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모르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알아가고 다시 읽고 쓰는 시간을 알려주고 싶다.
시간과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기에, 초롱이에게 시간을 잘 활용하자라고 말해주고 싶다!
엄마와 자기 전 함께 책 읽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12살이 된 초롱이는,
앞으로 나와 함께 영어공부 하느라 조금 더 힘들고 피곤하겠지만, 한 달 뒤, 석 달 뒤, 일 년 뒤에는 스스로 뿌듯해하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초롱아, 엄마랑 같이 잘해보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