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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무으야우 Oct 03. 2023

Quel café préférez-vous?

좋아하는 카페

좋아하는 카페를 한 군데 이상 집 주변에 정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집의 개념에서 동네의 친밀도 또한 고려하는데, 집이 위치한 주변에 내가 자주 가게 되는 카페와 자주 가게 되는 김밥집, 마트, 그리고 빵집, 약국, 병원 정도가 생겨야 그곳을 집이라 할 수 있다. 동네가 친밀하지 않는 곳에 세워있는 건물은 아직 집이 아닌 임시 거처일 뿐이다. 아무튼 나는 나의 집을 인정하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운 카페를 동네에서 탐색한다. '일상용' 카페의 조건은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보편적이다. 매일 사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커피의 가격이 합리적인지. 그리고 그 커피의 맛도 중요하다. 너무 탄 맛이 나는 커피를 내려준다면 다시 가기 어렵다. 간단한 디저트라도 파는 곳이 좋다. boulangerie와 patisserie를 둘 다 겸하는 곳이라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물론 둘 다 겸하면 그 카페의 규모가 너무 커질 확률이 있지만, 적당한 식사빵과 간단한 구움 과자를 파는 곳이라면 식사와 디저트를 다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  그리고 나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생각보다 안 좋아해서 최대한 동네 카페에 눈을 돌린다. 어디에나 있는 그런 편리함이 나에겐 내 집의 고유성을 흐린다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프랜차이즈 카페는 개인카페들이 문을 닫았을 때의 차선책이다. 

충전을 할 수 있게끔 곳곳에 콘센트가 있는 곳을 선호한다. 그러나 너무 많아선 안된다. 나는 스터디카페에 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부도 가능하고 책도 읽을 수 있지만, 적당한 목소리로 수다도 떨 수 있는 공간이 좋다.

화장실이 깨끗하면 너무 좋다. 화장실 청소에 진심인 카페인 곳이라면 커피 머신의 위생도, 커피원두의 위생도 안심이 된다.  그렇게 고르고 고르면 주변에 어느 정도 조건에 충족할 카페가 한 군데가 생기는데 단골과 처음 온 손님의 그 사이 간극을 유지하며 다니게 된다. 그래서 일상에서 좋아하는 카페는 현재는 집에서 1분 거리에 있는 프리롤이라는 카페이다. 이 카페는 일상유지용이기 때문에 최고의 카페는 아니지만 집을 위한 최적의 카페이다.


번외로 커피를 좋아하는, 그리고 수다를 좋아하는 친구와 만날 때는 카페를 두 곳이상 가게 되는데 그럴 때는 커피의 맛과 메뉴의 독특성에 더 가중치를 둔다. 일상력을 채울 카페가 이미 있으니, 이젠 커피가 무척이나 맛있어야 한다. 아니면 디저트가 훌륭하든지! 최근에 갔던 망원에 있는 무슈부부 커피스탠드와 올웨이즈어거스트로스터가 기억에 남는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카페 두 곳이라 두말하기 입 아프지만, 다양한 에스프레소 메뉴, 그리고 위스키가 들어간 커피 메뉴부터 셔벗이 들어간 커피 메뉴까지 다 맛있다. 그리고 올웨이즈어거스트로스터는 우리 동네에 있다면 이 카페가 나의 일상유지용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따뜻한 분위기와 눈이 편한 인테리어가 사람들이 이 카페를 찾게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파는 비건 디저트는 생각보다 훨씬 맛있다. 


카페에 워낙 공부를 하러 가기보다 쉬러 가는 사람이기에 커피에 돈을 안 아끼는 이 버릇은 나의 주머니 사정을 보아서라도 자제할 필요가 있겠다. 당분간은 시간 날 때 일상 유지용 카페만 가끔 갈 것 같다. 지금도 나는 프리롤에서의 따뜻한 커피 한잔과 휘낭시에를 포기하고 집에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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