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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무으야우 Oct 23. 2023

가을옷

가을이 왔다네

가을이 어느새 완연하다. 더위는 그 기세가 꺾였고 이젠 찬바람이 슬슬 옷을 더 입으라 종용한다. 아직 패딩을 입을 수는 없다. 패딩은 오직 겨울의 것이기에. 지금부터 패딩에게 자리를 내어주면 나의 겨울이 더 힘들어질 것이다. 그런데 가을옷을 사는 건 좀 어렵다. 겨울처럼 아우터를 잘 안 벗게 된다면 사실 옷 입기는 쉽다. 최대한 많이 껴입기 전략을 취하면 되고 아우터와 목도리, 장갑, 신발 이런 방한 용품만 좀 예쁘면 옷 입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가을은 아우터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낮에 햇빛이 얼른 열매들의 수확을 끝내라는 신호답게 내리쬐는 바람에 아우터를 벗어줘야 하기에, 신경 쓸 옷의 범위가 넓어진다. 예쁜 상의와 하의가 필요한 계절이다. 몸에 닿는 면적이 넓어지기에 소재까지 더 신경이 쓰이는 까다로운 계절이다.


나는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금 급격한 체중 증량으로 체형이 좀 많이 바뀌어서 의류 소비의 욕망이 한풀 꺾였다. (지금 맘껏 버리면 옷 사이즈의 범위가 너무 넓어진다.) 그럼에도 하나 사고 싶은 것을 고르라면 오버사이즈 가죽 재킷이다. 지금 급하게 찾느라 예시로 들만한 옷 하나를 급하게 찾아보았는데, 

망고의 "오버사이즈 해진 느낌 가죽 재킷"이다. 이름이 다 설명했듯, 넉넉한 사이즈에 빈티지한 색감, 그리고 해진 느낌이 중요하다.  핏이 큰 아우터의 경우에는 내가 골격이 크게 달라지지 않기에 부담 없이 살 수 있다.(단 부담이라면 가격이 부담이겠다.) 


 가을이 다른 계절과 차별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면, 빈티지하고 해진 느낌 아닐까 생각한다. 어딘가 축축하고 거칠고 쌀쌀하지만 그런 낙엽 냄새와 어딘가 나는 군고구마의 따뜻한 향이 나는 듯한 옷이 가을에 입는 가죽 재킷이라 생각한다. 이런 옷은 가을에 바짝 입어야 한다. 

물론 가을은 풍요의 계절답게 폭닥한 소재의 스웨터와 따뜻한 컬러의 옷들이 쏟아져 나온다. 스웨터, 카디건 류는 물론 구매리스트에 늘 단골손님이다.



사람들 옷차림새만 보아도 가을은 가장 알 수 없는 계절이다. 누군가는 반팔을, 누군가는 패딩과 스웨터를 입고 있다. 가을이야말로 여름과 겨울 옷을 다 동원할 수 있는 다양성의 계절이다. 맘대로 꺼내 입고 맘대로 믹스 매치하고, 옷의 스펙트럼이 천차만별인 아주 재미난 계절이니 민소매만 아니라면 어떤 옷이든 맘껏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얇다면 여러 겹을 껴입으면 그만이고, 안에 입은 옷이 너무 맘에 안 든다면 가을향 나는 재킷이나 코트를 툭 걸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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