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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회 Sep 13. 2023

서울 구경

도봉산 수락산 불곡산 불암산

#서울 구경


작년 추석연휴 때 상경하여

도봉산

수락산

불곡산

불암산을 등정하고 카스에 포스팅했었는데 [과거의 오늘 있었던 추억들]에서 리마인드해 주었습니다



저 같은 촌뜨기가 서울을 본다는 건 설렘이고 로망입니다


학교 다닐 때 5년쯤 살아본 이후 수십 년을 떨어져 있었으니 솔직히 지하철 타는 법도 잊어버렸습니다


젊음을 다 보내버리고 뒤늦게 산을 찾게 되면서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의 산은 웬만큼 다녀 보았는데 서울근교에 즐비한 기라성 같은 산들을 청춘시절 서울에 사는 동안 왜 산에 가 볼 생각을 못했는지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몸도 마음도 쇠해버린 지금 며칠씩이나 먼 길을 나선다는 게

바람직한 건가?

발악하는 건 아닐까?


장시간 운전하는 것이 점점 힘에 부치고

바위산을 즐기는 것도 체력과 무릎의 한계치에 근접한 것 같습니다


하여

시간이 더 가버리면 영영 못 볼 수도 있겠다는 조급함에 근래에 열심히 검색하는 곳은 서울 경기 강원지역의 산입니다


작년 추석 연휴에는 춘천을 다녀왔고


https://story.kakao.com/_eTZCf4/EVAKDrxqYx0


이번 추석 연휴에도 다들 하향하는 터에 저는 거슬러 올라 서울 나들이를 계획했습죠


블로그와 유튜브의 도움을 받아 원점회귀를 전제로 나름대로 진액의 경로를 구성하였고 비슷한 트랙을 구하여 장도에 대비하였습니다


시간이 더 기다려 주지 않을 것이니

날씨가 좋든 나쁘든

계절이 맞건 틀리건

선택의 여지가 줄어들었기에 노심초사 일기예보를 주시하면서 하늘의 뜻에 맡기고 결행을 했답니다



풍경이 좋은 곳만 보면 유독 김삿갓 선생이 읊었던 시가 문득문득 생각나는 것이 생물학적 감성이 단조(minor key)를 닮아감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옮겨서 적어보면

 

≪평생 여가가 없어 이름난 곳 못 왔더니

흰머리가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


그림 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있고

천지는 부평 같아 밤낮으로 떠 있네


지나간 모든 일이 말을 타고 달려온 듯

우주 간에 내 한 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


백 년 동안 몇 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

세월은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 있네≫


선생께서 부석사 안양루에 올랐다가 절묘한 풍경을 보고 시상에 젖어 침잠하셨을 겁니다


방랑길에 이미 늙어버린 자신을 돌아보며 회한을 토로한 참으로 인간적인 모습이지요



[불수사도북]이라 하데요


연휴 첫날 9월 9일은

#도봉산 에 의지했고

이튿날은

#수락산 에 올랐으며

사흘째는

#불곡산 의 복을 받았고

마지막 날 12일은

#불암산 의 정기에 취했답니다


북한산과 도봉산은 경험이 있으나

사패산은 다음 기회를 엿봐야 합니다


서울을 학습하는 마음으로 북한산과 도봉산의 포스팅을 연결해 볼 텐데요


2017년의 북한산과


https://story.kakao.com/_eTZCf4/dQjSKdbdYE0


2018년의 북한산 모습이고요


https://story.kakao.com/_eTZCf4/eQycqq2pPj0


도봉산 포스팅은 2018년 6월이군요


https://story.kakao.com/_eTZCf4/hKbLPyYrRiA



첫날의 도봉산과

이튿날의 수락산 일기는 새옹을 격하게 환영해 주었지요


관악산은 말할 것도 없고 북쪽으로 추측이 맞다면 개성의 송악산(?)

설마 아니겠죠!

삐죽삐죽한 산이 워낙

선명하게 보였답니다


이에 응답이라도 하듯 비탐길도 누벼가며 도봉과 수락의 진면목을 정신없이 렌즈에 담아 모셨습니다


특히

도봉산 [에덴동산]의 풍광은 깊이깊이, 고이고이 간직할 추억이 될 겁니다


삿갓 선생의 말씀마따나

[~백 년 동안 몇 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


아~

아!!

아하

산이란 게 이런 거지

이런맛에 산에 가는 거지

이런 멋에 풍진을 털어내는 거지



3일째 불곡산은

흐리면서 미세먼지가 많아서 선명하게 보여야 할 파주 감악산 마저 가물가물 했지만 숨은 그림 찾기라도 하듯 동물들을 찾아가는 아기자기한 느낌에 피로를 잊게 하더이다


코끼리와 악어는 어찌하여 이리도 디테일할까!


롯데월드를 바라보았더니

영락없는 좌청룡 우백호가 생각났습니다


왼쪽은 수락산 불암산이

오른쪽은 북한산 도봉산이 감싸서 지켜주는 듯 중앙에 위치하데요



마지막날 불암산은 맑았지만 미세먼지가 가득하여 아차산도 오락가락했었지요


이만큼이라도 보여 주는 것에 대만족이었고요

촌뜨기한테 이만한 적선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북도사수불

순서를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

수락산

불암산

순으로 해야

규모로 보나

바위의 위용으로 보나

풍경으로 보나

이치에 맞을 텐데

불수사도북!


왜 맏형 북한산을 제일 뒤로 보냈는지 불암산에 올라 보고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불암산은

형님 산들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조망터였지요


불암산에 올라 북한산 도봉산을 보는 것과

북한산에서 수락산 불암산을 보는 것은 확연히 결이 달랐습니다



감히

서울 경기의 내노라 하는 명산들을 변방의 늙은이가 더 이상 이런저런 말로 세세하게 평을 하고 사족을 다는 것은 주제넘은 짓일 것 같아서 조용히 산을 즐기고 음미했으며

맘속에 누려진 그림을 하나하나 길이 간직하고자 합니다


항상 짠하고 어른거렸던 것인데 해우랄까요

일시에 근심을 털어냈지요


4일간의 한가위 연휴는 비길 수 없는 환희와 함께 숙원이 이루어졌으니

참으로 행복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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