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 (大芚山 878)
암릉 명품소나무 단풍
남들처럼 단풍 산행에 나섰는데요
그간 10여 차례 다닌 것 같습니다만
오랜만에 가보는 대둔산 행차입니다
대둔산을 산행하고 만들어진 포스팅을 망라해 보면요
북릉 (2016-05-06)
https://story.kakao.com/_eTZCf4/GE8pMxGD270
칠성봉 (2016-10-24)
https://story.kakao.com/_eTZCf4/DE0XvafCJa0
정관 (2016-10-27)
https://story.kakao.com/_eTZCf4/GHQl7oQ5la0
남릉 (2018-05-21)
https://story.kakao.com/_eTZCf4/FCuPNq4BfI0
장군봉 (2019-06-17)
https://story.kakao.com/_eTZCf4/eF7V3FTjkN0
생애대 (2019-10-27)
https://story.kakao.com/_eTZCf4/iWin7PMfZPA
수락계곡 (2021-09-05)
https://story.kakao.com/_eTZCf4/IHVec4Q8MYA
이번에는 비탐방로 돼지바위암장으로 올라갔는데요
세 번째 진입입니다만 역시 만만치가 않더군요
개구멍을 통과할 때 설마 바위가 내려앉아서 구멍이 작아지지는 않았을 텐데 진땀을 뺐답니다
그만큼 몸놀림이 둔해진 탓이겠죠
처음 보았을 때 처럼의 초절정 환희는 아니었지만 바위와 소나무와 약간의 단풍이 어우러진 삼위일체의 풍경은 길손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습니다
암장을 무사히 통과하고
V계곡의 부부송을 알현한 후
칠성봉으로 올랐고
자칭 7백억 짜리라고
대둔산 최고의 미송(美松)이라 여겨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깔아 놓고
칭송을 아끼지 않았던 소나무가 있었는데
아!
실망입니다
갸름하고
날카롭고
늘씬하며
꼿꼿하고
당당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보톡스를 얼마나 맞았는지 볼이 축 늘어져 버린 기형아가 돼 버렸더군요
처음 보았을 때
그 풍채에 기겁을 했고
일그러진 이번의 모습에 또 한 번 기겁을 했답니다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발육이 상당히 좋아졌더군요
한껏 뽐내느라 솔잎을 무수히 달았습니다
더하여 원래 바람이 많은 곳이니 몸통이 무척 요동을 쳤을 겁니다
잎사귀와 바람이 주는 삶의 무게를 이기기 못하고 수평으로 짱짱했던 줄기가 아래로 쭉 늘어져 버렸습디다
당당한 모습이 사라진 것이죠
바위 틈새에서 삶을 이어가는 소나무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밑동만 엄청 키우는 것이죠
줄기는 길게 뻗지 않고
가지도 최소화하고
잎사귀도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답니다
그리하여 바위와 접한 몸통이 주먹만 해지면 겨우 손가락 정도의 줄기를 뻗고 두어 개의 가지를 매달아 가녀린 잎사귀 몇 개를 뽑습니다
엄청난 인고와 내공을 쌓은 연후에 거목이 되는 것이죠
기초를 튼튼히 하고
근본이 확실할 때 비로소 명품송이 되는 겁니다
사람의 이치도 똑같은 것 아닐까요?
쭉정이가 더 요란하고
근본이 모호한 녀석이 더 큰소리치고
소나무야 제가 죽어 버리면 그만이지만 근본 없는 쭉정이가 정치를 한답시고 국회를 휘젓고 다니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민초의 몫입니다
회사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경영은 전문 경영인이
기술은 전문 엔지니어가 하는 게 근본을 따르는 것이겠죠
기술자가 영업을 할 수는 있겠으나
세일즈맨은 엔지니어의 영역을 극복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단편적 지식
얻어 들은 풍월로 일시적인 땜빵은 가능할 수가 있겠죠
그래서 그 짧은 지식을 쭉정이라고 하는 겁니다
소시절에 작은 회사를 운영해 보았는데요
제조업을 창업하려면
기본적으로 세 가지의 조건이 맞아야만 가능하며
회사를 운영하려면 6개를 완전히 소화해야지만 건재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창업 조건 3요소는요
① 자본
② 기술
③ 영업
더하여 운영을 잘하려면
④ 사람 관리
⑤ 자재 관리
⑥ 협력업체 관리
이 여섯 가지를 고루 갖춘 자질과 근본이 있을 때 비로소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다는 것이죠
모두 돈을 주고 사면 되는 것이지 뭐가 문제냐 하겠지만 그게 바로 쭉정이고 근본이 없다는 것 아닙니까!
과연 오래 유지될 수 있을까요?
경로를 이어가자면
대둔산을 골고루 잘보는 비결은 업다운을 마다하지 않고 풍경을 찾아 이곳저곳 부지런히 기웃거리는 것이죠
대둔산 주능선 어디서나 내려다 보이는 장군봉의 유혹에 못 이겨 노구를 이끌고 한치의 갈등도 없이 꾸역꾸역 장군봉에 기어올랐습니다
대둔산의 중심에서 전체를 바라보는 360도의 파노라마는 장군봉 정상이 최고가 아닐까!
쌓여있는 돌탑에 돌덩이 세 개를 올려놓고 하산하여 삼선교로 향했습니다
탐방객은 부지기수였고
줄을 서서 대기하는 시간도 꽤 길었습니다
굳이 삼선교를 오르는 이유는 주변의 풍경도 걸출하지만 정상 아래 봉긋한 봉우리에 홀로 우뚝 서 있는 명품송을 바라보기 위함입니다
이후에 그 봉우리로 올라 명품송 아래서 간식을 먹었습니다만 이런 멋에 산을 오르는 게 아닐까!
정상 개척탑에 운집한 탐방객이 워낙 많더군요
잠시 보류하고 남릉 방향의 암릉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예전에 보지 못했던 또 한 그루의 명품송을 발견했답니다
워낙 절벽에 터를 잡은 터라 사진을 잘 찍기란 쉽지가 않았죠
되돌아 개척탑에 올랐는데 올려다볼 때의 인파보다 훨씬 많음에 정신이 혼미하더이다
서둘러 빠져나와 하산을 재촉했는데 방향은 원점회귀를 해야 하니 용문골로 내려갑니다
길목에 용문굴을 지나고 칠성봉을 바라다볼 수 있는 칠성봉 전망대가 있죠
이곳을 보면 사실상 볼거리는 다 본 셈입니다
종합해 보면
4시에 가출하여
용문골 입구에서 7시에 산행을 시작하였고
정상 개척탑에서 14시 50분에 하산하여 17시에 차 시동을 걸었습니다
약 8km이지만 10시간이나 대둔산을 헤매고 다녔으니 얼마나 해찰을 많이 했겠냐고요
인삼의 고장 금산을 지나면서 저녁을 먹고 20시 40분에 귀가했습니다
걸출한 암릉과
명품 소나무가 많고
수직 절벽에 하나씩 박혀 있는 단풍은 대둔산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자산입니다
이 풍경에 매료되고 예찬하는 건 당연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