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낮의 평화

by Chong Sook Lee



하늘이 너무 파랗다

아침에 떠다니던

새털구름이 어디로 숨었는지

새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다


새들은 바쁘게 날아다니고

벌들은 열심히 꿀을 빠는 한가한 오후

파란 하늘을 보며

정원에 앉아 음악을 듣는다


길 건너 커다란 나뭇가지에

새끼 까마귀 한 마리 앉아서

목청을 다듬느라 깍깍댄다


어린 까마귀가 다칠세라

어미 까마귀는 주위를 돌고

누구라도 지나가면

소리를 치며 난리를 치는

모성의 힘은 위대하다


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햇살은 눈부시고

데이지가 출렁출렁 바람 따라

흔들린다

하늘이 너무 파래서

자꾸만 눈길이 간다


어찌 저리도 하늘이 파랄까

혼자 이야기하며 다시 하늘을 본다

아무도 오가지 않는 조용한 뜰에

여러 가지 꽃들이 피고 진다


파꽃이 푸짐하게 피고

까치는 담에 앉아 경비를 서는

평화가 넘치는 삶이다

무엇을 더 바라고

무엇을 더 원하리


놀러 나갔던 구름이

하나 둘 돌아온다

저마다의 다른 모습으로

하늘에 누워있고

자연은 자연대로 살아가고

나는 나대로 살아간다


파란 하늘을 보면서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면

끝없는 감사가 솟아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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