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은... 인내하며 기다린다

by Chong Sook Lee



낮게 가라앉은 하늘

비라도 올 것 같다

어제 무서운 폭염에

오기를 간절히 바랐던 비는

비켜가고 말더니

오늘은 비가 내릴듯하다


까마귀는 여전히 깍깍대고

참새는 찍소리 않고

잠자는 아침

기왕 올 거면

지금 오면 좋을 텐데

늑장을 핀다


하늘이 비를 내리고

바람을 일으키고

꽃을 피우는 모든 것이

때가 정해진 것을 배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기다리듯

하늘도 기다리며

인내한다


사람들이 원한다고

해줄 수 없고

줄 수 없다

오늘은 어제가 되고

내일은 오늘이 된다

꽃이 피고 지고

봄이 가고 겨울이 오듯

삶은 차례를 기다린다


마음을 비울 때

소망을 이루고

감사할 때 행복을 얻는다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순종하고

내게 온 것에 만족하면

세상은 나와 함께 한다

봄에 못 피운 앵두꽃이

뒤늦게 활짝 웃는다


오늘 갖지 못한 것은

내일을 위한 선물이고

오늘 만나지 못한 인연은

어느 날 다시 이어진다

보이지 않아도

만질 수 없어도 기다리면

원하는 것을 이룬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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