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전쟁... 물과 불이 세상을 덮는다

by Chong Sook Lee



화가 풀리지 않은

어제의 태양은

아직 식지 않았다

뜨겁게 달궈진 채

밤을 지새운 하늘은

아침부터 벌겋게 물이 들었다


태양은 분노하고 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혈압이 오르고

열과 두통으로 끓어오른다

불꽃을 뱉어내고

세상을 태우며 불바다를 만든다


해열제가 필요하다

열이 안 떨어진다

고열로 세상이 탄다

태양이 보이지 않는다

빨갛게 타는 세상 안에

태양이 떨어져 버렸다

성난 태양은 어디로 갔을까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도시를 삼키고

산짐승을 삼켜버린 화마는

인간의 삶을 빼앗고

세상을 점령한다

달과 우주를 빼앗고

인간을 만드는 인간을

산산조각 내어 부순다

더 이상의 인내는 없다


태양은 바다 한가운데에

떨어진 채 열을 식힌다

태양을 먹은 바다는

비가 되어 세상을 적신다

지구의 열이 내린다

아무것도 아닌 세상이 되어

어둠이 내리고

어제의 바람이 분다


암흑 속에 잠긴 세상

검은 옷을 입고

재가 된 세상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

타다 말은 나무들이

세상을 내려다본다

원망조차 할 수 없는데

바다에 빠진 태양은 어제를 잊고

다시 태어나 사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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