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재롱에... 더위를 잊어본다

by Chong Sook Lee


폭염에
너무 더워서
숲 속으로
피서를 간 까치
언제 돌아왔는지
깍깍 대며
조용한 동네를 깨운다

열이 올라
벌겋게 달아오른 태양
바람 한점 없는 땡볕
구름은 어디로 가고
홀로 객기를 부린다
해가 너무 뜨거워
응달에 앉아 있지만
세상은 열기를 뿜어낸다

구름은
하늘 뒤로 숨어 버려
텃밭에 채소들이
더위에 지쳐
힘없이 축축 늘어져 눕는다
뒤뜰에 앉아서
더위를 식히는데
심심한 까치
살포시 날아와
같이 놀자고 한다

오고 가는 새들을 위해
떠놓은 물을
한두 번 마시다 보니
정이 들었나
인기척에
화들짝
놀라 도망가는 까치가
이제는 옆에 와서
재롱을 부리는 모습에
더위도 잊고
까치 재롱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동물도
해하지 않는 것을 알고
신뢰하고 친해진다
여름은

아직 갈 생각을 안 하는데

군데군데

익어가는 이파리들

가을이 문턱을 넘어온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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