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아래서 본 세상

by Chong Sook Lee



나무 아래 평상에 누워봅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고

눈부신 햇살도 보입니다

움직일 때마

햇살이 얼굴을 내밀며 반짝입니다

서서 본 하늘과

누워서 보는 하늘은 많이 다릅니다


누워서 보니

안 보이던 것들이 보입니다

새들이 가지에 올라와서

앉았다가 날아갑니다

보이지 않던

거미줄도 여기저기 보이고

낡은 이파리도

새로 피어나는 이파리도 보이고

참새도 까치도 쉬어갑니다


블루제이 한 마리가

입에 땅콩 하나를 물고

급하게 텃밭으로 날아옵니다

무엇을 하나 보았더니

땅콩을 부리로 깨고 있습니다

땅콩을 깨기가 힘든지

텃밭에 놓더니 나뭇잎으로

땅콩을 숨겨놓고 날아갑니다

나중에 와서 먹으려나 봅니다


바람이 불어오네요

바람 따라 나뭇잎도 들썩입니다

블루제이가 땅콩을 덮은 나뭇잎은

힘없이 다른 곳으로 날아갑니다

블루제이가 올 때까지

땅콩이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하늘을 바라봅니다

어느새 외출했던 구름 식구들이

하늘로 돌아와 놀고 있습니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신나게 놀고 있습니다

누워서 보는 하늘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쉬지 않고 움직입니다


새들은 새들대로

구름은 구름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오고 갑니다

어느새 눈부시던 해님도

서쪽으로 가서

주황색 이불을 덮고 잘 준비를 합니다

내일 아침에 다시 오려면

급하게 서둘러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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