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옵니다
두리둥실 춤추며
바람 타고 옵니다
새파란 젊음을 뒤로하고
울긋불긋 익어서
찬란한 모습으로 옵니다
사과는 빨갛게 익어
가지가 휘도록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체리는
빨갛다 못해 검붉고
마가목 열매는
곱게 익은 홍시 같습니다
하늘이 내려다보는 세상은
저마다의 색으로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가을을 맞습니다
햇볕이 쓰다듬고
바람이 안아주고
비가 씻어주던 여름날의
사랑 속에 마음 깊이
익어가는 열매들의 계절
풀들의 씨는 영글어가고
여름을 살아내느라 지친
들꽃들은 하나 둘 땅에 눕습니다
어제의 화려함을 간직하고
오늘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내일을 기약합니다
소리 없이 흐르는 계곡물은
먼저 간 친구들을 따라가고
떠날 줄 모르고
피어나는 들꽃 한 송이
파란 하늘을 봅니다
내일 떠나더라도
피고 싶은 만큼 피는
그 마음을 바람은 압니다
바람과 함께
들판에서 춤을 추는 들꽃은
어제의 아픔을 잊은 채
내일의 설렘을 안고
환희의 오늘을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