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들꽃

by Chong Sook Lee



가을이 옵니다

두리둥실 춤추며

바람 타고 옵니다

새파란 젊음을 뒤로하고

울긋불긋 익어서

찬란한 모습으로 옵니다


사과는 빨갛게 익어

가지가 휘도록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체리는

빨갛다 못해 검붉고

마가목 열매는

곱게 익은 홍시 같습니다


하늘이 내려다보는 세상은

저마다의 색으로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가을을 맞습니다


햇볕이 쓰다듬고

바람이 안아주고

비가 씻어주던 여름날의

사랑 속에 마음 깊이

익어가는 열매들의 계절


풀들의 씨는 영글어가고

여름을 살아내느라 지친

들꽃들은 하나 둘 땅에 눕습니다

어제의 화려함을 간직하고

오늘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내일을 기약합니다


소리 없이 흐르는 계곡물은

먼저 간 친구들을 따라가고

떠날 줄 모르고

피어나는 들꽃 한 송이

파란 하늘을 봅니다


내일 떠나더라도

피고 싶은 만큼 피는

그 마음을 바람은 압니다

바람과 함께

들판에서 춤을 추는 들꽃은

어제의 아픔을 잊은 채

내일의 설렘을 안고

환희의 오늘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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