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간다. 친구를 만들고 관계를 이어가며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 먼저 만난 사람은 소홀해지고 새로운 만남에 열중하다 보면 옛사람은 잊고 산다. 이민 초기에 알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사는지 조차 모르고 산다. 한때는 죽고 못살던 사람들도 세월 따라 가버리고 잊힌 채 무심해진다. 나이에 따라 친구가 변하고, 환경에 따라 친구가 달라지지만 사람은 늘 누군가와의 관계를 이어가며 산다. 좋게 만나서 원수가 되기도 하고, 별로 친하지 않던 사람과 우연한 기회에 친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좋아하던 사람에게 실망을 하여 손절을 하고, 알 수 없는 사람을 이해하기도 하며 친구관계를 이어간다. 만나면 만날수록 좋은 사람이 있고, 만날 때마다 정이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 오랫동안 만나지 않다가 만나도 매일 만난 것처럼 따스한 사람이 있고, 자주 만나 얼굴을 자주 보아도 헤어질 때 왠지 마음이 씁쓸한 사람도 있다. 만나면 남의 이야기에 열을 올리는 사람이 있고, 만날수록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남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떠들어 대는 사람이 있다. 대화란 서로 주고받는 것인데 혼자 떠드는 사람이 있고 듣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
말이 너무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힘들지만 말이 너무 없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기도 쉽지 않다. 자주 만나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사람이 있고 몇 번 만나지 않아도 오랜 친구처럼 편안한 사람이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거리두기를 배우고 산다.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 에게 불편을 느끼지 않게 하며 관계를 유지한다. 처음에는 불편하던 거리두기가 이젠 하나의 습관이 되어간다. 가까울수록, 친할수록 거리를 두어야 서로를 알게 된다는 말이 실감이 간다.
냄비에서 여러 사람이 찌개를 떠먹으며 우정을 나누던 시대는 갔다. 각자의 몫을 먹을 만큼 덜어서 먹으면 되듯이 아무리 친한 사람 사람이라도 배려하며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친구관계도 유행처럼 시대를 따라간다. 여고시절 때, 친한 친구와 만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집에 갈 시간이 되어 헤어지기 아쉬워 서로 데려다준다 고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며 나중에는 중간지점에서 헤어지던 생각이 난다. 그렇게 친하던 친구도 세월이 지나 무소식이 희소식이 되었다. 아무리 친했어도 가까이 살지 않아 마음도 멀어진다.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고 만나지 않으면 잊고 살게 된다.
아무리 좋은 추억이 많아도 정지된 마음에서 꽃은 피지 않는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햇살과 더불어 꽃이 피듯이 좋고 싫고를 떠나 가까이 살다 보면 자주 만나게 되고 친해지게 된다. 친하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멀어지기도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 수 없어 친구를 만들며 산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만나면 반갑고 며칠 안 보이면 궁금하다. 길에 서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로를 알게 되어 대화가 이어지며 친구가 된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지라 자주 만나면 보고 싶고, 만나지 않고 살다 보면 잊고 산다.
전화보다 메시지로 대화를 하는 시대가 되어 전화 통화를 하지 않고 산다. 좋은 글이나 재미있는 영상을 주고받고 특별한 날에는 메시지로 안부를 물으며 사는 세상이 되었다. 바쁜 현대 생활에 꼭 만나지 않아도 짧은 메시지로도 충분히 마음은 전하며 산다. 아침에 좋은 하루를 보내라는 메시지를 받으면 괜히 기분이 좋다. 하루를 끝내는 시간에 희망이 담긴 짧은 영상은 내일을 기다리게 한다. '양보다 질'이라는 말이 있다. 전화로 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고, 짧고 간단한 멘트로 마음을 전하는 것도 좋다. 길을 가다 사람을 만나면 모르는 사람도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지나가면 마음이 훈훈하다. 쇼핑센터나 주차장에서 지나치는 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먼저 인사하고 먼저 손을 들으면 세상은 나에게 인사하고 손을 들어준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좋은 것을 찾아보면 나름대로 예쁘다. 내가 완벽하지 않아도 세상은 나를 받아주고 사랑해준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자연처럼 있는 것을 주고받으면 된다.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좋아한다. 꾸밈이 없고, 있는 그대로 행동하는 순수한 어린아이들을 사랑한다. 격식을 차리고 예의를 지키기 시작하면서 철이 들고 상대를 배려하게 된다. 사람이 무례한 것을 싫어하면서도 너무 격식과 예의에 얽매이는 사람을 싫어한다. 사람에 따라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너무 털털한 것도 흠잡는 것 또한 사람들이다.
이리 보면 장점이고, 저리 보면 단점이 되는 모든 행동으로 싫고 좋고, 가깝고 멀게 되는 게 인간관계다. 조금 부족해도, 조금 달라도, 이해하고 넘어가면 좋을 텐데 이래서 싫고 저래서 나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산다. 어차피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에 좋게 좋게 넘어가면 되는데 쉽지 않다. 나뭇잎이 나무에서 떨어져서 바람 부는 대로 흩어져 어디론가 간다. 서로 만나고 헤어지며 기약 없이 갈길을 가는 낙엽을 본다. 언젠가는 또 만날지도 모르기에 얽히고설킨 인연 따라 오늘도 산다.계절이 오고 가듯 인간관계도 오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