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도... 때로는 친구가 된다

by Chong Sook Lee



살다 보면 매 순간 걱정거리가 생긴다. 사람들은 걱정도 팔자라는 말처럼 걱정을 위한 걱정을 하며 산다. 살아 움직이는 세상 만물은 순간순간 두려움 속에 걱정을 한다. 걱정을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지만 걱정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간과 함께 존재한다. 그저 하루하루 마음 편하게 살아가면 되는데 세상은 허락하지 않는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크고 작은 소식은 현대인의 생활 깊숙이 파고든다. 신문도 못 보던 시절에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 채 살다가 텔레비전과 전화가 생기며 소식은 빠르게 전달되었다.


세상은 급속도로 발달되어 앉은자리에서 순식간에 세계정세를 알게 되었다. 모르는 게 약이고 아는 게 병이라는 시대는 사라지고 빠른 정보가 성공을 가져다주는 세상이 되어 모르는 게 병이 아는 것이 힘인 세상이 되었다.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는 세상은 무한하여 알면 알수록 더 많은 것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너무 많이 보이기에 걱정이 더 많아져 불안과 두려움에 잠 못 이루는 현대인이 많다. 모든 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는 걱정 속에서 자라는 암덩어리다.


살아가는데 걱정 없이 살 수 없고, 듣고 보는 게 많기 때문에 걱정 또한 한없이 불어 난다. 알지 못하면 그냥 넘어갈 일도 알게 되면 걱정을 하게 된다. 너무 많이 알려고 하지 말라는 말도 일리가 있고, 너무 알면 다친다는 말도 맞다. 대충 넘어가도 되는 일을 후벼 파서 일을 크게 만들고 아는 게 많기에 해로운 일도 많다. 오래전에 이민 온 사람들은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먹고살기 위해 오자마자 일을 시작하여 노동을 하며 먹고살았다. 그렇게 살다 보니 기술자는 되었어도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실이기에 억울한 일이 있어도 따지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모르고 교통위반이나 주차위반을 해서 티켓을 받으면 억울하여 걱정을 한다. 영어를 잘 못하지만 티켓을 가지고 법정에 가면 깎아주기도 하고 면제해 주고 좋은 하루 보내라는 말까지 해준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티켓을 받고 잘못이 없다고 우기며 불평을 하고 따지고 분열을 일으킨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은 괜히 생긴 말이 아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지위가 높아도 법을 지켜야 한다. 공공장소에는 지켜야 할 주차법이 있다. 하라는 대로 정해진 법을 따르지 않으면 티켓을 받고 벌금을 내는 것은 당연한데 잘못해놓고 벌금 내지 않으려고 억지를 부리는 추태를 부리는 것을 보면 이해가 안 된다.


해야 할 것을 하고, 지킬 건 지키며, 하지 말라면 안 하면 된다. 얄팍한 마음으로 매사에 문제를 만들어 걸고 넘어가려 하는 것도 보기 언짢다. 실력이 없으면 매사 조심하게 되어 오히려 걱정할 일을 만들지 않게 되는 반면, 조금 안다고 따지다 보면 일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사람이 사는 동안 크고 작은 일로 인하여 생각지 못한 난관을 만나 걱정을 한다. 걱정이 걱정을 만들고 또 다른 걱정이 생겨나면 마음은 우울해지고 하는 일이 꼬이는 경우가 많다.


복잡한 도시 생활은 걱정을 피하기 어렵다. 크고 작은 사고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사건이 이어지며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다. 희망의 하루를 맞는다기보다 아무런 사고 없이 잘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렇다고 도시를 피해 아무도 살지 않는 산골에서 살 수도 없으니 걱정과 근심을 끼고 사는 수밖에 없다. 철이 없던 젊은 시절에 아무 생각 없이 이민을 왔다. 이민 생활이 고달파도 다 그렇게 사는 것으로 알고 살았다. 세 아이들이 차례로 태어나고 식구수가 늘어나도 잘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았다.


가진 것이 없으니 잃을 것도 없고, 세상을 모르기에 욕심도 없었다. 하루 세끼 배불리 먹고 아이들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만 봐도 행복했다. 더 많이 쌓아놓을 줄도 모르고 더 높이 올라가는 길도 모르기에 자유로웠다. 더 많이 원하지 않고 살다 보니 세월 따라 내 몫을 갖게 되었고 가진 것에 감사하니 평화가 찾아왔다. 무엇이든지 내 것이 아니면 내게 머물지 않는다. 각자 주어진 운명을 따라 살아가다 보면 좋고 나쁜 일이 오고 간다.


구름이 비바람을 몰고 오고 햇살이 세상을 말린다. 좋은 일 다음에 나쁜 일이 오지만 다음에는 좋은 일이 오리라 희망하면 힘든 고비를 넘기게 된다.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걱정도 따라온다. '걱정조차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사나'라는 노래 가사처럼 걱정도 함께 살면 외롭지 않다. 사업을 할 때는 매일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 장사가 너무 잘되고 바쁘면 이러다가 일하다가 죽는 것이 아닌가 하고, 장사가 안되면 이러다가 문을 닫는가 걱정을 했다.


물건값이 오르고 경제난으로 사람들은 갈팡질팡 한다. 좋을 때는 나빠질까 봐 걱정이고 나쁠 때는 더 나빠질까 봐 걱정이다. 한평생 사는 동안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도 내일은 나아질 거라는 희망 속에 산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무리 힘들고 고달파도 우리에게는 내일이라는 새날이 우리를 찾아온다. 오늘이 마지막이라 하더라도 할 일을 해야 하고 내일은 내일이 알아서 한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을 하지만 걱정은 결코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걱정을 친한 친구로 생각하며 어깨동무하고 같이 걸어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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