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다람쥐의 우정

by Chong Sook Lee



밤새도록 눈이 온다.

소나무 아래에 토끼 발자국이 몇 개 찍혀있다.

다람쥐가 소나무를 오르내리다 추위에 웅크리고 있는 토끼를 보고 말을 건넨다.


토끼야. 안녕?

응, 다람쥐야.

너 아직도 자고 있는 거야?

응, 어젯밤에 너무 추워서 한잠도 못 잤어.

어머, 그랬구나. 너희 집에 가서 자면 따뜻할 텐데.

이제 우리 집에는 갈 수가 없어.

왜?

요새 우리 집 옆으로 늑대 가족이 이사를 왔어.

정말? 늑대가 보면 당장 잡아먹으려고 덤빌 텐데…

응. 그래서 여기서 잠을 자는 거야.

여기서 버티다 견딜 수 없으면 다른 곳을 찾아봐야지.

정말 안 됐다. 내가 한번 여기저기 네가 살곳을 찾아볼게. 내가 올 때까지 조금만 참아.

그래, 고마워, 다람쥐야.



토끼는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고 다람쥐는 토끼가 있을만한 곳을 찾아 떠난다.



토끼는 간신히 잠이 들어 꿈을 꾼다.

꿈속에서 토끼는 어딘가를 걸어가고 있었는데 세상이 온갖 푸르고 아름답다.

소와 말이 풀을 뜯어먹고 양과 염소가 뛰어놀고 있는 멋있는 들판이었다.


얘들아, 나도 너희들과 함께 놀아도 되니?

너는 누군데?

응, 나는 토끼야.

어디에서 사는데 여기까지 왔니?

날씨가 너무 좋아서 걷다 보니 너희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어서 같이 놀고 싶어서 왔어.

그래. 우리는 점심을 먹고 있는 참이야.

너도 배가 고프면 같이 먹자.

고마워. 마침 나도 배가 고픈데 잘 먹을게.


토끼는 이렇게 좋은 곳이 세상이 있다니 너무 놀랐다. 새파란 풀들이 자라 있어 먹을 것이 넘쳐나고 노랗고 빨간색의 예쁜 꽃들이 피어있는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주인은 어떤 사람이니?

우리 주인은 맘씨가 아주 좋아.

우리가 마음대로 뛰어놀게 하고

먹고 싶은 대로 먹게 해.

우리는 매일매일 만나서 이렇게 재미있게 놀아.

정말 좋겠다. 나도 이곳에 살면 얼마나 좋을까?

너는 어디에서 사는데?

나는 숲 속에서 다람쥐와 새들과 살아.

그렇구나. 네가 원하면 주인한테 가서 물어봐. 이곳은 날씨도 좋고 먹을 것도 많아.

늑대나 호랑이도 없고 아주 평화로워.


토끼는 말만 들어도 너무 좋았다.

소와 말은 파란 하늘을 보며 지나가는 차들을 본다.

양도 염소도 닭과 함께 장난을 치며 놀고 있다.


애들아, 나도 너희들과 함께 살면 좋겠다.

그래. 여기서 우리와 살면 돼.

토끼야. 너 어디서 왔니?

저 산 넘어 먼 곳에서 왔어

그곳에 대해 이야기 좀 해줄래?

그곳은 눈이 많이 오고 추운 곳이야

그래? 그런 곳에서 어떻게 살아?

추운 것은 참을 수 있는데 늑대 가족이 내가 사는 숲에 이사를 왔어. 늑대가 내 친구들을 잡아먹어.

어머. 무서워라.

그래서 늑대 눈에 띄지 않게 어젯밤에 동네로 내려갔어.

잘했어. 토끼야.

머물 곳이 없어서 나무 아래서 잤는데 너무 추웠어.

이제 우리를 만났으니 가지 말고 여기에 있어.

나도 그러고 싶어.


토끼야! 토끼야! 어서 일어나.

응. 다람쥐야. 나 잠을 자며 꿈을 꾸고 있었어.

무슨 꿈을 꾸었어?

내가 어딘가 아주 아름다운 곳에 갔는데 좋은 친구들을 만났어. 꽃도 있고 풀도 많고 눈도 안 오고 춥지도 않고 늑대도 없는 곳이야.

그곳이 너무 좋아서 그곳에서 살고 싶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네가 깨운 거야.

아… 미안해. 토끼야. 너 이제 추운 데서 고생 안 해도 돼. 내가 좋은 집을 찾았어.

어딘데?

응. 따라와 봐. 여기서 가까운 곳에 있어.


토끼가 다람쥐를 따라가보니 며칠 전에 아이들이 나무로 만들어 놓은 집이었다.


여기서 자면 돼. 여기는 늑대가 다니지 않는 곳이야. 너 여기서 자고 나는 나무 위에서 자면 돼.

응, 다람쥐야, 여기 너무 좋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곳을 찾았어?

지난번에 이 길로 지나가는데 아이들이 이 집을 만들고 있어서 다시 한번 와 봤지.

정말 좋아. 오늘부터는 여기서 자면 되겠다.

다람쥐야. 너무 고마워.

네가 좋아하니까 나도 좋아.


한편, 하루 종일 굶은 늑대는 토끼를 찾으러 한참을 돌아다녔다. 아무리 찾아도 토끼가 보이지 않아 헤매고 있는데 다람쥐를 만났다.


다람쥐야, 너 토끼 못 봤니?

응, 아까 너희 집 근처에서 봤어.

근데 왜 내가 못 봤지? 내가 너무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이 필요한데 무얼 먹을까?

너는 토끼를 좋아하잖아. 토끼는 이곳에 없어.

이따가 너희 집 옆에 있는 토끼집으로 가봐.

응, 고마워, 다람쥐야. 나중에 만나자.


다람쥐는 급하게 토끼한테 달려간다.


토끼야, 지금 늑대를 만나고 왔는데 배가 고프다며 너를 찾더라. 내가 너를 못 봤다고 했어. 늑대가 너희 집으로 간다고 했으니까 여기 가만히 있어.


늑대는 너무 배가 고파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토끼집으로 들어가서 토끼를 기다리려는데 토끼집 문이 너무 작아서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늑대가 식구들을 동원해서 토끼집으로 간신히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는데 토끼는 오지 않는다.


엄마, 배고파.

나도 배고프고 추워.

토끼가 왜 안 오지?

조금 있으면 토끼가 자러 올 거야.

조금만 더 기다리자.

토끼가 오면 맛있게 먹자.


토끼는 집에 가서 편하게 자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집에 가면 먹을 것도 있고 따뜻한 이불도 있는데 여기서 추운 밤을 잘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집이 그리워진다.


다람쥐야, 아무래도 집에 가는 게 좋겠어. 어쩌면 늑대가 다른 곳으로 갔을지 몰라.

안돼. 그러면 늑대가 널 잡아먹을지도 몰라.

내가 조심하고 살살 가볼게.

그러면 나하고 같이 가자. 내가 나무 위에서 늑대가 오나 봐줄게.

그래. 좋은 생각이야.


다람쥐와 토끼는 급하게 토끼가 사는 집으로 간다.

늑대는 더 이상 토끼를 기다릴 수 없어 토끼집을 나오려고 하는데 구멍이 너무 좁다.


얘들아, 문이 너무 작아서 나갈 수가 없어. 모두 구멍을 크게 만들고 나가자.


늑대들은 문 옆에 있는 흙을 발로 차고 긁으며 문을 크게 만들려고 했는데 갑자기 문 옆에 있는 커다란 흙 덩어리가 툭! 하고 떨어지며 문을 막았다.

문이 흙으로 막혀 늑대들은 이제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다.


어쩌지? 문이 없어졌어. 얘들아.

아무래도 여기에 갇힌 것 같아.


토끼와 다람쥐가 도착해서 토끼집을 보니 문이 보이지 않는다.

다람쥐야. 우리 집이 없어졌어.

어떻게 된 거지?


토끼와 다람쥐가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고 늑대가 말한다.


얘들아, 우리 여기에 갇혀있어.

네가 왜 거기에 있니?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다가 나가려고 하는데 문이 작아 크게 하려고 하는데 커다란 흙 덩어리가 떨어지면서 문을 막아 버렸어. 나 좀 도와줄래?

우리가 어떻게 너를 도와주니?

너는 힘이 세서 나를 보면 당장 잡아먹을 텐데

네가 흙을 치우고 나와.

제발 토끼야. 나 좀 꺼내 줘.

안돼. 나도 없는 우리 집에 들어와 있다가 내가 들어가면 날 잡아먹으려고 했던 네 마음을 모를 줄 알아? 내 집을 망가뜨렸으니 나는 다른 곳으로 갈 거야.

다람쥐야. 우리 가자. 늑대는 정말 나빠.


토끼와 다람쥐는 아까 찾은 집으로 간다.


토끼야, 집이 무너져서 어쩌지?

괜찮아, 다람쥐야. 다시 만들면 돼.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예쁜 집을 짓고 너하고 재미있게 놀면 돼.

그래, 토끼야. 내일 내가 도와줄게. 잘 자.

응. 다람쥐야. 잘 자. 자고 나면 좋은 일이 있을 거야. 좋은 꿈 꾸자.


늑대가 없는 평화로운 숲에서 토끼와 다람쥐는 서로 도우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이미지출처: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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