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 사람들은 내가 제일 좋대. 구수하고 시원하고 나를 먹으면 속이 아주 편해진다고 해.
여름이나 겨울이나 어느 때 먹어도 맛있는 나야.
봄배추를 넣고 끓이면 몇 그릇씩 먹어도 질리지 않아.
불고기: 반찬 하면 내가 최고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반찬이라 남녀노소 모두 나를 보면 지나칠 수 없지. 나는 정말로 먹을수록 맛있나 봐. 어디든 내가 있어야 하거든.
삼겹살: 그건 맞는 말이야. 사람들이 변함없이 너를 좋아하고 먹고 싶어 하지만 내가 없는 세상은 매력이 없다고 하지. 요즘엔 사람들이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먹을수록 맛있는 내가 최고지.
생선회: 너희들은 사람들이 나를 보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지? 나를 보면 참을 꼴깍 삼키고 먹고 싶어 해.
이따가 보렴. 누구를 제일 사랑하는지.
채소들: 얘들아, 너희들이 아무리 맛이 있어도 우리와 함께 먹지 않으면 목이 막혀서 먹기 힘들어. 우리들 채소를 절대로 무시하면 안 되지. 더운 여름에 상추와 쑥갓으로 쌈을 싸 먹으면 더위도 식히고 입맛도 생긴단다.
고추장: 너도 내가 없으면 별맛 안나. 삼겹살에 나를 넣고 프라이팬에 볶아야 제맛이 나거든. 부드럽게 삶은 오징어를 찍어 먹으면 그렇게 맛이 있다더라. 상추에 삼겹살을 놓고 고추장 한 숟갈 넣어 싸서 먹는 맛이 세상에서 최고라더라. 여러 가지 야채를 맛있게 무쳐서 고추장 한 숟갈 넣고 비빔밥을 해 먹으면 정말 맛있다고 한단다.
깻잎: 모두가 중요하지만 나를 잊으면 안 되지.
여름에 바비큐 할 때 쌈을 싸 먹고 생선찌개 할 때 나를 넣으면 잡내도 없애주는 것 알지?
김밥을 만들 때도 넣으면 파릇파릇하고 맛이 있단다. 그리고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깻잎장아찌야. 갖은양념을 만들어서 한 장 한 장 양념장을 넣어 금방 지은 밥을 싸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
마늘장아찌: 그렇긴 해. 하지만 너만큼 나를 좋아하는 것을 잊어버리면 안 돼. 간장 식초 설탕을 넣어 끓여 식혀서 마늘을 넣고 장아찌를 만들어 놓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사람들은 일 년 내내 나를 상에 올려서 한 끼에 몇 개씩 먹는단다.
옆에 있던 잡채가 더 이상 못 듣겠다며 한마디 한다.
잡채: 얘들아, 가만히 보니까 잘난 체 너무 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모든 잔치에서 빼놓을 수 없지.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내가 없으면 잔치 같지 않다더라. 너희들은 그저 반찬에 불과해. 오색 찬란한 내가 상 중앙에 있어야 그럴싸 하지.
간 고등어: 그러고 보니 네가 제일 잘난것 같은데 나를 먹어본 사람들은 절대 나를 못 잊어. 요즘에 뼈 없이 상에 올라 매운 것 못 먹는 아기들도 잘 먹는단다. 밥에 나를 조금 얹어서 먹으면 아무런 반찬이 필요 없어. 지난번 이 집 손자들이 왔을 때 내가 너무 맛있어서 서로가 더 먹으려고 난리가 났었잖아.
해물 부침개: 그렇긴 하지. 고등어가 가시도 없고 간이 맞아서 먹기 좋은 것은 사실이야.
너희들 모두 맛있지만 내가 빠질 수는 없지. 해물과 야채를 잘게 썰어 넣고 부친 부침개의 맛은 누구나 좋아해.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사람들은 나를 먹고 싶어 해. 반찬도 좋지만 부침개가 있어야 상차림에 어울리지.
두부: 그래. 너희들 모두 맛있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줄 알아. 하지만 나만큼은 사랑받지 못할 거야.
나는 여러 가지로 만들어 먹을 수 있거든. 찌개, 부침, 조림을 비롯해서 양념간장을 올려서 생으로 도 먹기도 해. 생선찌개나 된장찌개에도 내가 들어가야 맛있고 푸짐해 보여 먹고 싶거든.
나는 부드럽고 고소해서 아기나 노인들도 좋아하고
술안주로도 인기가 있어.
도토리 묵:그래. 정말 너는 안 끼는 데가 없더라. 부잣집이나 가난한 집이나 너에 대한 사랑이 대단해.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아서 인기가 많아. 반찬이 없어도 너를 넣고 찌개 하나 끓여도 맛있어서 좋아하지만 사람들의 나에 대한 사랑을 알아야 해. 잡채가 잔치에 꼭 있어야 하듯이 나도 잔치에 꼭 참석해. 양념간장에 찍어서 먹고 묵밥도 만들어 먹어. 영양도 많고 맛도 있어서 누구나 좋아해.
돼지고기 수육: 그래, 너희들 모두 사랑받으니까 너무 좋아. 나도 역시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아. 푹푹 삶은 나를 김치에 싸서 먹고 양념한 새우젓을 찍어 먹으면 너무 맛있어서 사람들이 정신을 못 차려. 나는 너희들과 함께 있어서 좋아.
나 혼자 있으면 아무런 맛이 없을 거야.
된장찌개: 맞아. 그동안 내 자랑만 해서 미안해.
김치가 없고 고추장과 파 마늘 생강이 없다면 당연히 내 맛이 안나지. 내가 이렇게 사랑을 받는 것도 다 너희들 덕분이야.
불고기: 맞아. 된장찌개 말이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우리가 혼자 잘났다고 하며 양념을 우습게 생각한 것 정말 미안해.
양념이 없으면 우리의 맛이 없어. 양념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
돼지고기 수육: 정말 생각해보니 나를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 김치와 새우젓을 잊고 혼자 잘난 체했어. 김치와 새우젓이 없다면 나는 정말 느끼한 맛이 날 거야.
잡채: 나도 한마디 할게. 나는 사실 여러 가지 야채와 양념이 없으면 시시한 국수에 불과해. 야채와 양념으로 잘 버무려져 맛있는 잡채로 탄생하여 주인공이 되는 거지. 그래서 나는 야채와 양념에게 늘 고마워해.
당근과 양파 그리고 시금치와 버섯이 있어 나는 화려하고 맛있는 음식이 되는 거야.
도토리묵: 나도 역시 내가 제일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양념간장이 없으면 별 맛이 없어.
우리가 모두 상위에 있으니까 사람들이 사랑해주는 거야.
고등어: 나는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서 내가 제일인 줄 알았는데 소금이 없다면 아무런 맛이 없을 거야. 소금 덕분에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거든.
삼겹살: 알고 보니 우리는 혼자의 힘으로 맛이 나는 게 아니야. 우리들 모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 서로를 도우며 살아가는 것 같아.
음식 속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단 양념들이 말을 한다.
마늘: 이제야 나를 생각하는구나. 음식 안에 내가 없으면 별맛이 없지. 음식이나 찌개에도 넣고 생으로도 먹는 나는 아주 중요해. 내가 안 들어가면 맛이 없어서 언제나 나를 챙겨.
생강: 그렇지. 네가 아주 중요하지만 나 없이 제대로 된 맛이 안 나는 것도 알고 있지?
김치 깍두기는 물론 동치미나 물김치에 너와 내가
안 들어갈 수 없지.
파: 너희들은 음식의 맛을 내지만 나를 빼놓을 수 없지. 아무리 맛이 있어도 내가 들어가야 산뜻하고 예뻐 보여서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거든.
양념들: 그래 맞아. 우리의 진가를 알아본 사람들의 지혜와 슬기가 없었다면 우리는 세상에 있는 음식을 하나도 구경하지 못했을 거야. 김장을 담고, 잔치를 하고, 손님을 초대할 때를 비롯해서 온갖 음식에 빠짐없이 들어가지.
반찬들: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를 하니 너무 좋아.
여러 가지를 만들어서 맛있게 먹는 사람들이 고마워. 안 그러면 이렇게 만나지도 못할 텐데.
돼지고기 수육: 그러게, 우리가 만난 지 꽤 오래됐어.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만나지도 못하고 같이 식사도 못해서 너희들이 너무 보고 싶었어.
사람들이 한 가지만 있으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질릴 건데 너희들이 함께 있어 정말 좋다. 앞으로도 우리 자주 만나자.
잡채: 그래 그래, 나 혼자만 있으면 외로울 거야.
나를 맛있게 만들어주는 양념이 고맙고 나와 같이 상에 올라와서 사람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너희 모두가 있어 너무 행복해.
식구들이 하나 둘 자리에 앉아 상위에 차려진 반찬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접시에 담고 된장국을 떠서 맛있게 먹기 시작한다.입속으로 들어간 반찬들로 모두가 행복하다.
된장찌개: 얘들아: 사람들이 나만 사랑한 게 아니었어. 우리 모두를 맛있게 먹고 있잖아. 우리를 맛있게 만들어주고 맛있게 먹는 사람들이 없다면 우리는 벌써 쓰레기통에 버려졌을 거야.
해물 부침개: 응, 세상에 고맙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아. 햇살과 비, 눈과 바람 그리고 세상에 사는 곤충과 벌레들…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 같아. 오늘의 우리가 있게 도와준 모든 이들이 우리를 잘 먹고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도토리묵: 나 혼자만 사랑받고 싶었는데 너희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많이 깨달았어. 혼자보다 여럿이 좋아.
오늘 모두 함께해서 고맙다. 이제 우리는 각자의 통 안으로 들어갈 시간이야. 다음에 또 만나자. 안녕.
식탁 위에 남은 반찬들은 각자의 통에 담겨 냉장고로 들어간다. 반찬들의 수다가 끝나고 식구들의 수다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