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들의 봄 나들이

by Chong Sook Lee


노랑나비: 나는 내일이면 세상 구경을 할 거야.

호랑나비: 나도 이제 곧 호랑나비가 될 거야.

노랑나비: 나는 노랑나비가 될 거야.



나비들이 세상을 본다.


호랑 나비야! 세상이 너무 눈부시다. 그렇지?

노랑나비야! 너는 어쩜 그렇게 눈부시게 아름답니? 개나리나무에 있으면 개나리 꽃인 줄 알겠다.

응. 내 모습이 꽃 색깔과 똑같아서 사람들이 잘 못 찾아. 사람들이 오면 날갯짓을 하면 돼. 너도 정말 아름답구나.

저기에 사람들이 몰려온다. 사람들에게 잡힐지도 모르니까 일단 날아보자. 어떤 아이들은 곤충 채집한다고 망으로 된 채로 나를 생으로 잡아가거든.

맞아. 조심해야 해. 이제 겨우 세상 구경을 하러 나왔는데 그냥 잡힐 수 없지. 길어봤자 40일 정도 살다 갈 운명인데 조금 더 살아야지. 나는 이쪽으로 날아갈게. 이따가 중간쯤에서 만나.


나비들은 사람들을 피해서 하늘로 높이 날아간다.

하늘이 높고 좋은데 너무 높이 올라갔더니 어지럽다. 옆에 있는 파란 나비가 보여서 말을 건넨다.


너는 파란 나비구나. 세상이 너무 넓어서 어지러워. 사람들이 예쁘다고 자꾸 따라오는데 잡힐까 봐 무서워. 번데기에 있을 때가 더 좋았어.

얘는, 번데기 때가 좋다고? 무슨 소리야. 아무래도 눈부신 햇살이 피어나는 이곳이 훨씬 좋지. 사람들이 잡아가려고 하면 얼른 다른 곳으로 도망가면 돼. 우리가 애벌레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오늘을 위해 살아왔잖아. 세상에 나왔으니 세상 구경 많이 해야지. 저 아래 계곡에 가보니까 들꽃들이 만발했더라. 여기서 있지 말고 숲 속으로 들어가보자. 우리 친구들도 많이 있어.

그러니? 나는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아는 친구들도 없고 너무 외로웠어. 호랑나비 하고 같이 세상에 나왔는데 이따가 만나자고 헤어졌는데 숲이 너무 넓어서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

그랬구나, 걱정 말아. 나와 같이 가면 돼. 그리 멀지 않아. 조금만 날아가면 계곡인데 물도 흐르고 새들도 많아. 어떤 새들은 우리를 잡아먹지만 잘 피하며 살면 괜찮아. 숲 속에서 하루 종일 새들이 불러주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들으며 날아다니다 힘들면 시원한 곳에 앉아서 쉬면 돼.

그래? 그렇게 좋은 곳이 있어?

그럼, 네가 몰라서 그렇지 찾아보면 세상은 너무 아름다워. 매일 새로운 곳으로 날아가서 친구와 놀다 보면 번데기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어져.

그러네. 정말. 세상이 온통 푸른색이네. 하늘도 파랗고 나무들도 푸르고 너무 아름다워. 너는 이곳을 어떻게 알았니?

응, 나는 너보다 조금 일찍 세상에 나왔는데 먼저 나온 나비들을 따라서 여기저기 구경하고 다니는 거야. 너도 며칠만 있으면 이 숲 속을 알게 돼. 이곳에 피어 있는 꽃만 찾아다녀도 시간이 모자라.

그렇겠네. 나는 어제 태어나서 잘 날지도 못하는데 너를 만나서 너무 좋아. 너를 따라다녀도 될까?

물론이지. 세상이 아름답고 멋이 있어 좋은데 적들이 많아서 조심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잡혀서 죽기도 한단다.

너무 무섭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어. 시간이 가면 다 알게 돼. 이제 사람들이 몰려올 시간이니까 우리 숲 속으로 날아가자.


파란 나비와 노랑나비가 숲을 향해 날아가는데 나뭇잎에 앉아 있던 호랑나비가 소리친다.


노랑나비야! 너 그동안 어디 있었니? 네가 길을 잃은 줄 알고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몰라.

응, 호랑 나비야! 여기로 오다가 파란 나비를 만났어. 파란 나비가 이 숲을 잘 알아서 여기저기 구경을 시켜주었어.

그렇구나. 고마워 파란 나비야.

너희들 서로 아는 사이야?

응, 우리는 같은 날 세상에 나왔어. 아까 사람들이 많아서 나중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던 거야.

그렇구나. 지금은 너무 뜨거워서 나무 그늘에서 쉬어야 해. 나무줄기를 빨아먹거나 꿀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며 쉬자.

좋은 생각이다. 파란 나비는 파란 꽃으로 가고 노랑나비는 노란색 나뭇잎으로 가 있어. 나는 여러 가지 색으로 섞여있는 나무나 꽃을 찾아볼게. 각자 잘 보이지 않는 곳을 찾아보도록 하자.


노랑나비야! 너 어디 있니?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

응. 나 여기 있어. 들꽃에 들어있는 꿀을 먹고 있는데 새가 다가오길래 무서워서 나무 아래로 숨었어.

잘했어. 나비를 좋아하는 새도 있으니까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어.

근데 밤이 오면 우리는 어디서 자는 거야? 나비들이 함께 사는 집이 있어?

아니야. 우리 나비들은 나뭇잎이나 낙엽 쌓인 곳에서 틈틈이 눈을 붙이면 되는 거야.

먹을 것 찾아 먹고 피곤하면 자고 날아다니다 힘들면 앉아서 자면 돼. 너무 신경 쓸 것 없어.

그렇구나. 너무나 넓은 세상이 무섭고 외로웠는데 너희들이 있어서 살 것 같아.


나비들이 날아다니는데 멀리서 총소리가 들린다.


얘들아. 저기 사냥꾼이 총을 들고 나타났어.

계곡에서 놀고 있는 오리를 잡으려나 봐.

어머나,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하지?

우리는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날아다니면 되지. 사람들이 오리를 잡아다가 구워 먹으려고 하는 거야.

사람들은 왜 오리를 잡아먹을까?

오리가 얼른 다른 곳으로 가서 숨어야 할 텐데…

걱정 말아. 오리는 멀리서 사람들이 오는 것을 잘 알아서 벌써 날아가서 숨었을 거야.

어, 저기 오리가 하늘 높이 날아가네.


탕, 탕탕,

사냥꾼이 총 쏘는 소리가 허공을 향해 울려 퍼진다.


오리가 힘없이 계곡으로 떨어진다.


오리가 어디로 갔지? 분명 오리가 이곳으로 떨어졌는데

오리가 안 보이네. 저쪽인가?

여기에도 없어. 오리가 계곡으로 빠져 버렸나 봐.

젠장, 오늘은 안 되겠다. 다음에 또 오자.

그러게. 오늘은 빈손으로 가야겠네.


사냥꾼들이 투덜거리며 숲을 나가고 나비들이 계곡에 간다.


애들아. 우리 오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골짜기로 내려가 보자. 오리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골짜기에 오리가 누워있다.


오리야. 너 많이 다쳤니?

아냐. 다친 데는 없고 너무 놀라서 앉아 있는 거야.

어머. 정말 다행이다. 네가 다친 줄 알고 걱정돼서 빨리 날아온 거야. 우리는 사냥꾼이 있는 줄 몰랐어.

여기는 사냥꾼이 오지 않는 평화로운 곳이었는데 이곳도 더 이상 못살겠어. 어딘가로 떠나야 하는데 어디로 갈지 막막하기만 해.

너무 걱정하지 말고 네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봐. 아까 여기 오다 보니까 네 친구들이 너를 찾으려고 애쓰던데 네가 가면 좋아할 거야.

그래. 이제 조금 안정이 되었으니 가 봐야지. 고마워. 나비들아. 아까는 내가 너무 힘들었는데 옆에 있어주어서 고맙다.



여기저기 날아다녔더니 배가 고프다. 우리 먹을 것 좀 찾아보자.

맞아. 나도 너무 배가 고프고 피곤해.

아까 이곳에 오다 보니까 많은 나무들이 서있는 곳 옆으로 넓은 들판에 보라색 꽃이 많이 피어 있더라. 우리 그곳으로 가서 맛있는 것 먹자.

그래. 어서 가자. 그 옆에는 여러 가지 풀도 있고 곤충들도 날아다니더라.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들판에는 온갖 꽃들이 피어나고 벌이 꽃주위를 날아다닌다.


너는 누구니?

나는 벌이야. 꽃에서 꿀을 빼서 벌통으로 꿀을 나르고 있는 중이야. 지금은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때 이거든. 너는 특별히 하는 일이 있니?

우리는 예쁜 모습으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면 돼.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나비 종류가 있고 모두 다른 색과 모습을 하고 있어. 보통 40일 정도 살다가 가는 나비도 있고 알로 겨울잠을 자다가 봄이 되어 성충이 되기도 하지.

어머. 그렇구나. 우리들 벌은 봄여름에는 꿀을 모으기 위해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고 꿀통에서 겨울을 지낸단다. 나비야. 만나서 반가워. 나는 빨리 가봐야 해. 할 일이 너무 많아.

그래. 꿀벌아. 우리는 나무 그늘 아래서 조금 쉬어야겠어. 아침에 사냥꾼이 오리를 죽이려고 해서 너무 놀랬더니 힘들어.

그래. 나비야. 나중에 또 보자.


호랑 나비야. 저 벌이 너와 비슷한 줄무늬가 있어. 참 예쁘지?

응. 그래도 조심해야 해. 나도 맨 처음에 나와 비슷해서 같이 놀았는데 말벌이 무서운 침으로 찔르면 얼마나 아픈지 몰라.

어머나. 무서워라. 어떻게 꿀벌인지 말벌인지 알 수 있는 거니? 내 눈에는 모두 같아 보이는데.

응. 비슷한데 꿀벌은 순하고 부드러운데 말벌은 공격적이야. 말벌은 무조건 달려들어 쏘려고 해.

그렇구나. 정말 세상에는 조심해야 할 것이 많구나.


우리 그런 걱정하지 말고 세상을 바라보며 신나게 힘껏 날아 보자. 세상은 생각하기에 달려있어. 무서워하면 하루도 못살아. 해가 지기 전에 신나게 놀자. 곧 깜깜한 밤이 오면 잠을 자야 해.

맞아. 더 늦기 전에 높이 높이 날아보자.

밤에 잠자기 좋은 곳을 내가 알고 있으니까 걱정 말고 놀자.


행복한 나비들은 꽃들과 나무 사이로 훨훨 날아간다. 파란 하늘이 사랑스러운 나비들을 내려다본다.


(이미지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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