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도... 행복했습니다

by Chong Sook Lee



새해가 온다고 좋아했는데

벌써 간다고 하니 서운합니다

만난 지 겨우 1년밖에 안되는데

이별을 해야 하네요

엊그제 만난 것 같은데

많은 날들이 흘러가고

새로운 해를 맞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나를 찾아온

기쁨과 슬픔과

고통과 아픔이 다녀간 날들이

어렴풋이 생각납니다

순간순간 한없이 행복하고

때로 견딜 수 없이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희미한 추억입니다


하루하루가 지나고

달 두 달이 지나며

일 년이라는 세월이 말없이

흐르는 사이 세상의 모습도

조금씩 변해갑니다

태어나 살다가

어느 날 세상을 떠나가고

아무 일도 없었던

세상은 돌아갑니다


있는 것은 사라지고

없는 것은 생겨나는

신비한 자연의 섭리가

세상을 돌립니다

봄과 여름이 오고 가고

가을과 겨울이 뒤를 따르며

앞서고 뒤서며

세월이 갑니다


삶은

하나의 불어오는 바람이고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입니다

어제의 모습은 간데없고

순간순간 변하는 삶 안에서

알듯 모를 듯 살아갑니다


온다고 아주 오는 것이 아니고

가도 아주 가는 것이 아님을

세월 따라 배웁니다

벌써 간다니 아쉬워도

가야 한다면 보내야 합니다


함께해서 감사합니다

지난 한 해도 많이 행복했습니다


(사진: 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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