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채비를 하는 손님

by Chong Sook Lee



며칠 동안

나를 괴롭히던 손님이

떠날 채비를 한다

약 덕분에

열이 내리고

두통도 가라앉고

온몸을 돌아다니며

괴롭히던

통증도 많이 좋아졌다

말을 안 듣고 버티던 손님이

가방을 싸고

갈까 말까 망설이며

출입문에 걸터앉아

서성이고 있다

한 발짝만 나가면 되는데

무슨 미련이 그리 많아

뒤돌아보며 서 있다

이제는 가야 할 시간

더 머무를 수 없는데

다시 들어오려고 한다

3박 4일 동안

나하고 놀았으면

싫증 날 만도 한데

미련을 두지 말고

어서 빨리 떠나라

다시는 나를 찾지 말고

멀리멀리 가거라

고집부리지 말고

좋게 말할 때 떠나라

나도 이제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바깥세상으로

나가고 싶다

손님이 나를 차지하고

꼼짝 못 하게 하는 사이에

세월은 급하게 달려간다

늦기 전에

더 미움받기 전에 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손님이 떠날 채비를 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미지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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