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불고 싶은 대로 불어라

by Chong Sook Lee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친다

지붕에 있던 눈이

덩달아 춤을 춘다


바람은 어디선가

갑자기 불어오고

온다는 말도 없이 와서

머물고 싶은 만큼

있다가 간다


따스하고 온화하기도 하고

춥고 매몰차기도 하다

덥고 후덥지근하기도 하고

끈적끈적하기도 하다

땀을 식혀주기도 하고

열을 내며 불을 붙이며

물을 말려버리기도 한다


보이는 바람이 있고

느끼는 바람이 있어

사람들은 어찌할 줄 모르고

갈팡질팡하고 오락가락한다.

바람이 불어와서

만나고 헤어지고 싸우며

기뻐하고 슬퍼하며

바람 따라 휘청거린다


따스한 바람인 것 같은데

살벌한 바람이고

냉정한 바람이라 생각했는데

온화한 바람일 수도 있다

전쟁과 전염병의 바람이 불고

평화의 바람이 분다


바람의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바람이 태풍을 가져오고

눈보라를 가져오고

따스한 봄을 가져다준다

바람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한다


바람은 좋아도 함께 할 수 없고

싫어도 밀쳐낼 수 없는

세월 같은 존재다

어제는 가야 하기에 가는 것이고

오늘은 왔기에 맞아야 하듯이

내일이라는 바람이

곱게 불기를 바라며 기약한다


바람은 세월처럼 오고 가는 것

세월이 세상을 변하게 하듯이

바람은 세상을 만든다

불어오는 바람이 있어

꽃이 피고 꽃이 지고

열매가 열고 열매가 익는다


바람이 없는 세상은 암흑이다

바람은 숨 쉬는 공기고

생명이며 뿌리다

바람 속에

바람과 함께 살아간다


바람아 불어라 실컷 불어라

불고 싶은 대로 마음껏 불어라



(이미지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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