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지는 시간과 논다

by Chong Sook Lee


아무런 일없이

평화로운 하루가 간다

아침에 일어나서

먹고 놀다 보면 하루가 가고

잘 시간이 되면 피곤하다


사는 동안

아무런 일없이

잘 지나가기를 바라면서도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보낸

하루를 생각하면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할 일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는데

특별한 일이 생길 리 없는데

그냥 이대로 나이만 먹는 게

너무 허무하다


시간만 있으면

못할 게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있는 게 시간뿐이다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은

앞만 보고 달리고

나도 덩달아 시간을 따라간다


어느 날 내가 뒤돌아보면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 것이

하나도 없을 텐데

허송세월을 보내고 산다

어제나 오늘이 다르지 않고

내일도 역시 같을 것인데

똑같은 내일을 만나고 싶지 않으면

오늘 내가 변해야 한다


어제 못한 것 해야 하고

내일을 준비하며

오늘을 잘 살아야 하는데

오늘은 그저

보너스라 생각하고

날름날름 받아만 먹고 산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이라고

오늘만 편하고

행복하면 된다고 억지 부리며 산다

바쁘게 살아도 시간은 가고

천천히 살아도 세월은 간다

내게 온 시간은

나와 함께 살아가고

나를 닮은 내일을 만든다


세상에 온 만물은

그냥 가지 않듯이

나를 찾아온 시간 속에

나의 행복을 찾으며

짧아져 가는 시간과 함께 논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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