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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하루가 간다

by Chong Sook Lee



화사한 꽃처럼

눈부시게 피어나는 석양의 잔치

신비로움에

넘어가는 석양을 지켜본다

감히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숭고한 모습에

침묵한다


미련이나 후회 없이

할 일을 다한 석양

하늘을 빨갛게 물들이고

작렬하며 떠나는 석양에

빠져들며 경의를 표하며

하루를 보내는 시간

아름답고 경이로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엄숙함이 보인다


어둠이 내려앉은 해변은

캄캄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밀려왔다

밀려가는 애달픈 파도소리는

듣는 이들의 간장을 녹인다


파란 하늘

구름이 어둠에 싸여

어디론가 사라졌고

멀리서 새어 나오는

작은 불빛이 바람에 흔들리는

야자수를 어슴프레 비추고

밤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해변을 걷는다


즐비하게 누워있던 사람들은

모두 짐을 싸 들고 어딘가로 간다


호텔로 식당으로

술집으로 발길을 돌리며

밤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

야시장이 열리고

온갖 물건들이 쏟아져 나와

사람들의 눈길을 유혹한다

한낮의 분주로움이

한밤의 유흥의 물결로 휩싸인다


밤은 점점 깊어가고

음식점에 줄이 길어지고

먹는 즐거움에

웃음이 넘치는 시간이 지나면

내일의 태양을 기다리는

밤을 맞는다


오늘 하루를 살아낸 기적과

오늘을 질 넘긴 행운에

감사하며 꿈나라로 떠난다

고마운 하루야.

그대와의 시간은 정말 행복했다

기적 같은 하루가 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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