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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이야기

by Chong Sook Lee



한없이 타오르는

태양은 식을 줄 모르고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잊지 않고 돌아온다


다시 가야 함을 알아도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그대 사랑을

다하지 않았음이다


자꾸 오고 또 와도

못다 한 그리움을

전하지 못하였기에

체념하지 않는다


모래 위에 새겨진

발자국들이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려도

앞으로 와야만 하는 파도


두려워할 것도

서두를 것도 없이

밀려오는 파도가 되고

쓰러져가는 모래 위에

발자국이 되어

다시 시작하는 삶


구름이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아도

바람 때문에 비틀거려도

오는 파도를 맞고 보내며

바람과 구름과 비와 함께

눈부신 태양을 향해 간다


저 멀리 수평선위에

외롭게 서있는

쓸쓸한 배 한 척이

누군가를 기다리며

외롭게 서성인다


창공에 날아다니는

갈매기 한쌍이

물속에서 커다란 물고기를 건져서

모래밭으로 온다


파도와 갈매기가 함께 노는 곳

바람이 불어도

구름이 해를 덮어도

아무런 말없이 순종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말없이 품어주는 바다

그대가 있어 정녕 외롭지 않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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