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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이 소풍날
by
Chong Sook Lee
Feb 14. 2023
아래로
먹고 놀고 자고
또 먹고 놀고 자기를
반복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해변가를 걸으며
아침 바다를 보고
파도치는
소리를 들으며
무지개 뜬 하늘을 바라본다
맑은 하늘에
소나기가
오고 가고
바람은 젖은 옷을 말려준다
바람이 불고 햇살이 내리쬐고
구름은 모였다 흩어지고
놀고 먹고 자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각자 할 일을 한다
추운
듯 춥지 않고
더운
듯 덥지 않다
물과 바람과 해와 달
쏟아질듯한 별들이
밤하늘을 장식하고
파도는 장단을 맞추며
노래를 한다
자유라는 단어를 생각해 본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입고 싶은
대로 입고
가고 싶은
대로 가고
먹고 싶은
대로 먹으며
사고 싶
은 물건을 산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고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새들은 새들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날아다니고 먹고 쉰다
우리네와
다를 것 없다
공원에서 여자가 앉아
있는 곳에
새들이 모여들어
그녀의 머리에 앉고
손에 앉고 품에 안긴다
왜 그럴까 멀리서 바라보니
그녀가 새 밥을 나누어주고 있다
가까이에 던져주면
새들이
그녀 곁으로 모여들고
멀리 던져주면 음식을 쫓아간다
해바라기씨 한주먹으로
공원에 있는 새들을
모두
불러 모아 같이 논다
재미있다
한쪽에는 호수에 오리가 논다
먹을 것
이 많은지
물속으로 연신 들락거린다
먹고 놀고 자고를
반복하는 게
나를 닮았다
소풍 같은 인생길
실컷 재미있게 먹고 놀자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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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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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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