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일매일이 소풍날

by Chong Sook Lee



먹고 놀고 자고

또 먹고 놀고 자기를

반복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해변가를 걸으며

아침 바다를 보고

파도치는 소리를 들으며

무지개 뜬 하늘을 바라본다

맑은 하늘에

소나기가 오고 가고

바람은 젖은 옷을 말려준다

바람이 불고 햇살이 내리쬐고

구름은 모였다 흩어지고

놀고 먹고 자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각자 할 일을 한다

추운 듯 춥지 않고

더운 듯 덥지 않다

물과 바람과 해와 달

쏟아질듯한 별들이

밤하늘을 장식하고

파도는 장단을 맞추며

노래를 한다

자유라는 단어를 생각해 본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입고 싶은 대로 입고

가고 싶은 대로 가고

먹고 싶은 대로 먹으며

사고 싶은 물건을 산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고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새들은 새들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날아다니고 먹고 쉰다

우리네와 다를 것 없다

공원에서 여자가 앉아 있는 곳에

새들이 모여들어

그녀의 머리에 앉고

손에 앉고 품에 안긴다

왜 그럴까 멀리서 바라보니

그녀가 새 밥을 나누어주고 있다

가까이에 던져주면

새들이 그녀 곁으로 모여들고

멀리 던져주면 음식을 쫓아간다

해바라기씨 한주먹으로

공원에 있는 새들을

모두 불러 모아 같이 논다

재미있다

한쪽에는 호수에 오리가 논다

먹을 것이 많은지

물속으로 연신 들락거린다

먹고 놀고 자고를 반복하는 게

나를 닮았다

소풍 같은 인생길

실컷 재미있게 먹고 놀자


(사진:이종숙)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