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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송하는 바다
by
Chong Sook Lee
Feb 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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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많이 온다
어젯밤부터 오는 비가
계속해서 내린다
며칠 동안 쌓인 정에
서운하고 아쉽다며
주룩주룩 내린다
오는 길은
설레고 두렵고
가는 길
은
서운하고 아쉬운 게 우리들의 삶
가는 이유도
오는 이유도 모르는 채
우리는
오고 간다
비바람에 젖은 야자수가
다시오라 손짓하고
구름 속
에 숨은 해님
침묵하며 보내는 마음
언젠가 다시 만나는 날
서로를 향해 달려가리라
무심한 파도는
여전히
오고 가고
비 내리
는 모래사장에는
미련 있
는 몇몇 사람들의
허전한 발자국이
파도에 씻겨 내려간다
만나고 스쳐 지나간
모든 인연들은
소리 없
이 사라져 갈지라도
마음속에 남아있는
추억의 페이지는
아름다운 꽃처럼
새록새록 피어나고
어쩌다 찾아오는
힘든 여정
에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이 되는 것
오던 날
이 엊그제 같은데
가는 날
이 오고
어느
날
오늘마저
잊힐지라도
사랑하는 마음은 영원하리라
비 내리는 바닷가에
쌓여있는 의자가
주인을 기다리고
기약하지 않아도
인연은 이어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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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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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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