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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봐요

by Chong Sook Lee



마음이 심란하고

아무런 생각이

안나는 날은

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눈이 오면

눈발을 바라보고

바람이 불면

춤추는 나무를 보고

비가 오면

젖으면서도 피하지 않는

자연을 바라봐요


세상은

구경거리 천지예요

가만히 있는 것 같아도

저마다의 움직임으로

속삭이며 무언가를

이야기해요


우리네 삶처럼

지지고 볶지만

한마디 불만도 없이

모든 것에 순종해요

복잡하고

골치 아픈 일들이 있어도

조용히 받아들이며

삶을 이어가네요


인간은

불평불만 속에

근심걱정으로

밤잠을 설치며

별것도 아닌 것에

안달하고 살아요


어차피 오고 가는

세월 속

떠나기 위한 길인데

무슨 미련이

그리 많아서

아집과 욕심을

끼고 사는지 모르겠네요


가는 날 입을 옷하나

건지러 온 인생

욕심과 고집을 버리고

하늘을 보면

세상만사 거저 얻은 게

많고 많은데

생각 없

하늘을 바라보며

다 놓아버리면 되지요


올 것은 기어이 오고

갈 것은 끝내 가버리는 진리

잡히지 않는 것을

잡으려 들지 말고

하늘을 바라보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평화를 만나지요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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