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안에 서 있는 봄

by Chong Sook Lee



해가 떴나 하면

해가 지고

하루가 시작했나 하면

하루가 끝납니다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고

바람이 불어오고

달이 뜨고

별이 뜨며

세월이 갑니다


한 해가 간다고

서운해했는데

새해가 온다고 좋아했는데

어느새 3월이 옵니다


따스한 양지쪽에는

눈이 녹아

마른땅이 얼굴을 내밀고

지붕 위에 쌓인 눈이

얇아져 갑니다


지나간 날들은

기억조차 없어져가고

수 없는 내일은

어떤 날이 될지 모릅니다

내게 있는 시간은

지금 이 순간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어도

나를 찾아온 선물

어제의 나는 보이지 않아도

나와 함께 노는

오늘이 있어 좋습니다


나를 만나러 오는

하루가 있어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만나며

계절의 순환을 바라봅니다


삶은

순간이 이루어내는

영겁의 시간입니다

겨울을 품은 봄이라도

봄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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