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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평화
by
Chong Sook Lee
Mar 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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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심하게 불고
나무는 춤을 춘다
하늘은
구름으로 덮여있고
멀리서
차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밤새 칭얼대어
온 식구들을
보초를 서게 하던
손자는
세상모르고 잔다
꿈을 꾸고 있는지
히죽 웃다가 찡그리고
울려고 하며
인상을 쓰다가
조그만 입을 쫑긋하며
오물거린다
꿈속에서
무언가 맛있게
먹나 보다
참으로 평화로운 오후에
새 생명
의 신비속에
한없이 빠져들어 간다
보고 있어도
다시 그리운 마음에
들여다 보고
시간
가는 줄 모르며
희망과
설렘 속에
오늘을 잊고 산다
부모님이 날 낳으시고
내가 아이들은 낳고
아이들은
또 그들의 아이를 낳으며
이어지는 삶
바람이 오고 가고
나무가 흔들리며
다시
태양이 구름을 걷어내고
세상은 돌아간다
소중한 새 생명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새록새록 피어나는
꽃처럼 열매처럼
세상을 이끌어 간다
바람이 멈추고
아기는 잠에서 깨고
눈을 뜰까 말까 망설이며
기지개를
켜고
울음을 터트리며
잘 잤다고 호령을 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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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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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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