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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찾아온 봄

by Chong Sook Lee


한줄기 햇살이

문가에 서성이다가

커튼 사이로

뽀얀 얼굴을 내밀고

들어와서

커피에 살짝 내려앉습니다


지나가다 들린

햇살이 너무 고와

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어디선가 숨어있던

따스한 봄이

나와서 함께 놀자고 합니다


한 줌의 햇살을

살며시 쓰다듬고

앞뜰에 나가보니

하늘과 땅에 예쁜 봄이

하나 가득합니다


보이지 않던 봄이

분홍색 옷을 입고

뜨락에 앉아서 손짓을 하며

로빈과

지난겨울을 이야기합니다


넋 놓고 기다리던 봄이

어느새

땅을 뚫고 나와 앉아

꽃들과 봄잔치를 합니다


너무 멀어서

오지 않은 줄 알았는데

어느새 와서

햇살과 바람과

어깨동무하며 새들을 초대하고

세상에 곱게 색칠을 합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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