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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찾아낸 새 생명
by
Chong Sook Lee
Mar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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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다는 말에 속아
나와본 세상은
봄이 아닌
겨울의 모습을 하고 있다
퇴색하여
해질 대로 해진
초라한 겨울이 앉아있고
죽은
듯 서 있는
고목은
결코 봄의 모습이 아니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허술한 겨울 옷을
벗어 버리지
못한 채
낡은 가지를 안고 있는데
봄은 무슨 봄이란 말인가
그나마
한두 개
씩 피어나는
이름 모
를 작은 꽃들이 있어
봄이라 이름하는
거리는 여전히
겨울 같은
초라한 얼굴로
구름
낀 하늘아래에 숨 쉰다
퇴색한 겨울
보이지 않는 봄
어둠과 죽음과 침묵이
조용히 흐른다
봄이기를
체념한 듯
아직도
겨울을
빠져나오지 못하는데
봄이라고 해
서
가만히 보니
죽은듯한 나무에
새싹이 돋고 꽃이 피고 있다
초라함 속에
피
어나는 찬란한 봄을 찾았다
어둠 속
에
외면했던 봄이 그곳에 있다
죽음 안에서
새 생명이 태어난다
(사진:이종숙)
keyword
봄
시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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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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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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