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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오면...
by
Chong Sook Lee
Mar 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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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밤새 내린 봄비로
흠뻑
젖어 있습니
다
풀잎에 맺힌 빗방울이
햇살을 받아서
눈부시게
빛납니다
봄비를 마신
온갖 나무들은
겨울잠에서 깨어나
팔다리를 쭉 펴며
기지개를
켭니다
나무는 새싹을 키우고
꽃은 흐드러지게 피고
세상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겨울을 살아낸 기쁨으로
봄을 맞이한 신비로움에
어제의 아픔은 잊고
새로운 삶의 희망으로
가슴이
뜁니다
봄비는 공평하여
구부러진 나무에도
죽어가는 나무에도
내립니다
시들은 풀에게도
사람들에게 밟히고 사는
질경이에도
내립니다
척박한 땅에도
자갈밭에도 생명수가 되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살립니다
봄비가 오는 날
내 마음
도 열리고
세상도 활짝
열립니다
기러기는 짝을 지어
줄지어 날아오고
갈매기들 한가로이
하늘을 납니다
오리들은 개울가에서
헤엄을 치고
세상은 활개를 칩니다
(사진:이종숙)
keyword
봄비
세상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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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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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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