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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넘치는 봄햇살

by Chong Sook Lee



봄 향기 가득한

찬란한 햇살

같이 놀자고

으로 들어옵니다


화분 위에서 놀다가

피아노 위에 앉았다가

부엌으로

나를 따라와서

설거지하는

손등을 간지럽힙니다


뒤뜰로 나가는 나와 함께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앵두나무 위에

마른 잎을 흔들고

바람과 숨바꼭질하며

장난을 칩니다


남쪽 햇살 바른 양지에

곱게 피어난

연두색 원추리는

수줍은

고개를 들고

햇살을 맞이합니다


사과나무 꼭대기에서

낮잠 자는 까치를 깨우고

소나무 아래에

피어나는 들꽃을

다독이며 지나갑니다


아직은

그리 따뜻하지 않아도

눈부신 햇살은

세상 만물들에게

평하게 빛을 나누어주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속삭입니다


온갖 새싹들이

다투어 피는 날

다시 온다고 기약하며

떠나기 전

내 머리를 쓰다듬는

마음 따뜻한 햇살

석양의 꽃으로 피어납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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