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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배달

by Chong Sook Lee


딩동 딩동

봄배달 입니다


하늘에도
지붕에도

나뭇가지에도
봄이 왔습니다


새들이 창공을 날아가고
꽃봉오리는
시시때때로 문을 열어
속을 내보이는데
내 마음에도
설렘을 놓고
여기저기에서
속삭이고 피어납니다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고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땅을 뚫고 나오는 봄
간밤에 다녀간 서리는
햇살에 녹아 눈물 흘립니다


가고 싶지 않아도
오지 않으려 해도
가만히 두지 않고
이곳저곳에
봄배달하는 계절


봄이 왔는데
아직은
어디에 둘지 몰라
따스한 양지밭에
두고 가라고 전합니다


지난가을에 떨어진 낙엽은
땅속으로 들어가
새로 온 봄을 키우는
영양제가 되고
겨울을 이겨낸 봄이
하늘을 보고
미소하는 한낮

봄은 이미
우리들 마음에 배달되었습니다


나뭇가지에 배달 된 봄(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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