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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요지경

by Chong Sook Lee



변덕 심한 날씨 같은

사람의 마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리저리 변한다

차라리

오지 않고 온 척하는

봄날의 날씨가 더 낫다


머릿속의 생각을

쫒아서 가보면

별것도 아닌데

온갖 걱정과 근심을 한다

지나온 세월

지나가는 세월

오지 않은 세월조차

생각하고 고민하는

인간의 뇌는

무엇이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다


하늘에

구름이 오락가락하고

지나가는 바람이

비를 만들어 인간의 삶을

짓밟는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자연이 꿈틀댈 때마다

고꾸라지고 자빠진다


홍수와

산불과 가뭄은

번갈아가면서

인간의 삶을 흔들어

세상은

부스러지고

인간은 울부짖는다.


화가 난 자연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손오공처럼 날아다니고

인공지능에 의지하는

사람들은

어찌할 바 모르고

하늘만 바라본다


마음은 여전히

오만가지 생각으로 바쁘고

제 맘대로 오락가락하는

세상은 요지경이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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